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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한·미 FTA 발효 지연 손실

중앙일보 2011.12.19 00:20 경제 12면 지면보기
권영수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상근회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달 22일 우리 국회를 통과했다. 이제 우리 자동차업계는 양국의 국내 비준절차가 완료돼 조속히 발효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 업계는 그동안 한·미 FTA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왔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글로벌 경제위기를 순조롭게 극복하고 경쟁력 향상으로 수출 증대의 호기를 맞게 될 것이다.



 국산 자동차는 그동안 우리 업계의 뼈를 깎는 노력으로 엄청난 품질과 성능 개선을 이뤘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에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 내 각종 소비자 선호도와 품질조사에서 국산차들이 유럽과 일본차를 앞지르고 있다. 국산차의 이미지가 개선되면서 국산 부품에 대한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자동차업체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 따르면 요구 품질수준이 높기로 유명한 GM과 포드가 한·미 FTA가 발효되면 한국산 부품구매를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 들어 10월까지 대미 자동차 수출은 73억 달러, 부품은 4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 한 해 총 136억 달러를 미국으로 수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내 국산차 판매 역시 크게 늘어나 현지 시장점유율이 불과 5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이렇게 잘나가고 있는 자동차에 날개를 달아주게 될 것이다. 특히 부품의 경우 FTA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된다. 이에 따라 자동차 부문 대미 수출의 36%를 차지하는 부품 수출이 더욱 확대돼 약 30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5000여 중소 부품업체의 경영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다. 또 우리 업계의 미국 현지공장도 국내에서의 부품 조달 비용이 절감돼 판매 경쟁에서 경쟁국에 비해 매우 유리하게 될 것이다.



 올 8월 국내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한·미 FTA 경제적 효과 재분석’을 보면 한·미 FTA 발효 시 대미 수출이 앞으로 15년간 연평균 12억9000만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는 연평균 7억2200만 달러의 대미 수출 증가와 6억2500만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가져올 전망이다. 수출 증가분을 대수로 환산하면 연 5만5000대가 넘는다. 지난해 우리의 수출 대상국 195개국 중 연간 수출량이 5만5000대를 넘는 국가는 단 14개국뿐이다. 우리는 이렇게 엄청난 비즈니스 기회를 절대 놓칠 수 없다.



 한·미 FTA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고스란히 업계의 몫이다. 우리 업계는 수출품이 국산으로 인정받기 위한 원산지관리시스템을 이미 구축했다. 중소 협력업체들을 위해서는 원산지검증용 프로그램을 제공했고, 수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기반의 원산지관리시스템을 정부가 만들었다. 그런데 이런 준비도 한·미 FTA가 발효돼야만 그 빛을 발할 수 있다. 2007년 한·미 FTA가 타결된 이후 4년7개월간 표류한 데 따른 기회비용은 너무나 컸다. 이제는 발효가 지연돼 추가적인 기회비용이 발생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국토가 작고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방안은 바로 FTA를 통한 수출 증대다. FTA를 잘 활용하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대기업·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다. 청년실업을 해결하고 우리의 먹거리를 풍요롭게 할 수 있는 FTA,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과의 FTA가 그 지름길이 될 것이다.



권영수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상근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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