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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자율고 합격생 ③-<끝>

중앙일보 2011.12.19 00:14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 하자. 언젠가 해야 할 일이라면 지금 하자.” 대원외고와 청심국제고에 각각 합격한 방근영(서울 대원국제중 3?사진 왼쪽)·황원희(경기 평촌중 3?사진 오른쪽)양의 좌우명은 같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이다. 오늘 수학 문제를 100개 푸는게 목표면, 하늘이 두 쪽 나도 반드시 지킨다. 자투리시간을 이용하거나 잠을 줄여서라도 한번 계획한 일을 미루는 법이 없다. ‘성실함’이 이들을 특목고에 합격시켰다.


대원외고 방근영(서울 대원국제중 3)양 - 수업·자율학습 내용 노트에 꼼꼼히 정리하는 ‘필기왕’
청심국제고 황원희(경기 평촌중3)양 - 하루 공부 목표량 달성할 때까지 안 일어나는 ‘체어맨’

하루 9시간 자기주도학습으로 성적 수직 상승



 황양의 별명은 ‘체어 맨(Chair man)’이다. 하루에 목표한 공부량을 완벽하게 마무리하기 전에는 의자에서 일어나지 않는 습관 때문에 친구들이 붙여줬다. 집에서 내신시험을 대비할 때는 하루 9시간 이상 책상 앞에 앉아있는다. 시험 1개월 전부터 본격적인 시험준비에 들어가면 오전 3시를 넘기는 건 기본. 평소에도 학교수업을 마치고 집에 온 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는 책을 놓지 않는다.



 이런 노력 덕분에 황양의 성적은 수직(?)으로 상승했다. 중1 때 전교생 600명 중 100등이었던 그의 성적은 2학년 때 전교 50등, 3학년 1학기때 전교 25등까지 올랐다. 급기야 3학년 2학기 중간고사에서는 전교 1등을 차지했다. “중2 2학기 때 좀 더 시간을 투자해 공부했더니 처음으로 평균 96점을 받았어요. 그 전까지는 94점 정도였거든요. 노력한 만큼 결과가 좋으니 너무 뿌듯했어요. 한번 성적이 오르니 그 이하 점수는 받고 싶지 않더라고요.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됐죠. 그때부터는 그렇게 좋아하던 텔레비전과도 인연을 끊었습니다.” 그를 성적향상의 길로 이끈 1등 공신은 ‘성취감’이었다.



 자기주도학습이라면 방양도 지지 않는다. 그가 대원외고에 지원하면서 제출한 학습계획서에는 “‘566시간의 방과후 학교와 414시간의 자기주도학습’이 성적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적혀져 있었다. 공부시간을 어떻게 계산했냐는 질문에 방양은 “야간자율학습을 비롯해 대원중에서 운영하는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시간이 총 414시간인데, 지금까지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에 ‘단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날 처음 빠졌단다. 수업뿐 아니라 학교에서 내준 과제나 숙제를 빼 먹은 적도 없다. “학교에서 내주는 과제만 열심히 해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모든 수업과 방과후 학습은 무조건 도움이 되거든요.”



 방양의 노트는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있다. 자신만의 필기법으로 정리하기 때문이다. 수업 시간에 교사가 수업한 내용을 꼼꼼히 듣고, 쉬는 시간을 활용해 단원과 핵심단어 등을 간단하게 정리한다. 점심·저녁 시간에 핵심단어를 연결해 긴 문장으로 다시 정리하고, 야간자율학습시간에 책과 인터넷을 참고해 심화내용을 첨가한다. 노트는 갈색, 하늘색, 검은색, 빨간색, 파란색 글씨로 꾸며져 있다. 갈색은 큰 제목, 하늘색은 소제목, 검은색은 교사설명, 빨간색은 중요한 내용, 파란색은 첨가한 내용으로 각각 의미를 갖는다. 방양은 자투리 시간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10~15분 동안에도 영어단어를 외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영어단어를 외우기 시작했을 때는 20개를 외우기도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나자 어원을 찾아가는 등의 방법으로 하루 100개는 거뜬히 외운다.



녹음, 동영상 촬영으로 나쁜 버릇 고치고 면접 대비



 외고·국제고에 합격하려면 좋은 성적은 기본이다. 진로계획과 관련한 활동의 일관성과 진정성 있는 체험·봉사 활동, 독서 기록을 담은 학습계획서, 면접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2학년 1학기부터 3학년 2학기 영어과목 내신성적이 1-3-3-1이었던 황양은 “영어 내신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학습계획서나 면접에서 감점되면 합격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학습계획서와 면접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1~2 때 특목고 지원을 생각하지 않았던 황양에게 학습계획서 작성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중3 여름방학 때부터 자신의 생활기록부를 여러 번 읽으면서 자신의 강점을파악했고, 집안 구석구석을 뒤져 지금까지 받았던 상장을 모두 찾아냈다. 그는 학습계획서를 완성한 뒤에도 30번 넘게 고치고 또 고쳤다. 입학지원서를 넣은 뒤에는 면접 준비에 집중했다. 예상질문을 30개 정도 뽑은 뒤 스스로 묻고 답하며 연습했다. “직접 녹음해 들어보라”는 교사의 조언을 들은 뒤 실행에 옮겼다. 이를 통해 황양은 목소리 톤과 발음, 속도 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면접 2주 전에는 자신의 면접모습을 직접 동영상으로 촬영하며 실전감각을 키웠다. “제가 말할 때는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촬영 해 보니까 안 좋은 습관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당황하면 손가락의 반지를 돌리거나, 머리를 긁는 버릇을 고쳐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보고 또 보며 고칠 점을 정리한 결과 점점 발전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스스로 면접을 치르고 평가한 뒤 수정해 나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면접에 대한 자신감도 기를 수 있었습니다.”



 방양도 학습계획서와 면접에 공을 들였다. “2학년 겨울방학 때 써놓긴 했는데, 다시 보니 엉망이더라고요. 비교내신시험이 끝난 뒤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며, 학습계획서를 읽고 수정하는 작업을 반복했어요. 교사와 부모, 친구들에게 학습계획서를 보여주면서 ‘어떤 부분을 수정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하기도 했죠.” 국제중에 다니는 방양은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특정 학생에 대한 예상질문을 뽑고, 서로 묻고 답하며 협업을 했다. “노트필기에 대해 물어볼 것 같다”는 친구들의 예상이 적중하기도 했다. 이들은 “원래는 ‘특목고’라는 목표가 에베레스트 산처럼 높게만 보였다”며 “희망을 갖고 하루에 한걸음씩 빠짐없이 노력했더니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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