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불법조업한 중국 어선 담보금 2억으로 올릴 것”

중앙선데이 2011.12.18 00:59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한·중 고위급 수산회담 대표 임광수 농림수산식품부 수산정책실장





지금 서해는 전쟁터와 다름없다. 우리 해경 대원이 중국 어민의 칼에 희생돼 국민 감정이 격앙돼 있지만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조금도 줄지 않았다. 해경과 서해 어업관리단은 단속 수위를 한층 올렸다. 매일 5~10척의 중국 배를 나포한다. 평소 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올해 나포한 중국 배가 476척이다. 그러나 중국 어선의 저항 수위도 높아만 간다. 쇠파이프·쇠망치·손도끼·삽 등 다양한 흉기가 단속된 중국 어선에서 나온다.



서해를 청소할 근본 대책은 뭘까. 단속을 더 강화하고 벌금을 크게 올리자는 주장이 많다. 이 기회에 서해상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없애 버리자는 성난 목소리도 있다. 그러면 문제가 정말 해결될까.



농림수산식품부 임광수 수산정책실장(사진)을 16일 만나 실태와 대책을 물었다. 농식품부는 동·서해 어업관리단의 어업지도선을 통해 불법 조업을 단속하고 중국 당국과 협상에 나서는 채널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국 어선이 왜 서해에서 말썽인가. 다른 곳엔 안 가나.

“간다. 일본과 베트남·러시아도 똑같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본적으로 중국이 어선은 많은데, 연안의 어족 자원이 고갈돼 시작된 문제다. 중국 어선은 100만 척 정도로 추산된다. 우리 어선은 7만7000척이다. 일본이 18만 척이다. 어업 종사자가 중국 정부 통계로 3000만 명을 넘는다. 기름 값이 비싸니 가까운 우리 서해로 몰려 오는데, 러시아까지 간다.”



-얼마나 많이 들어오나.

“날씨가 아주 좋아 출어를 가장 많이 할 때 우리 어선이 3000척 정도 고기를 잡으러 나간다. 그런데 그보다 훨씬 많은 중국 어선이 우리 바다에 온다. 3500척 이상이다. 한·중 어업협정에 따르면 우리의 EEZ에 1년간 입어할 수 있는 중국 배가 1700척이다. 그러니 그보다 많은 수의 어선은 불법인데 공해와 우리 EEZ를 들락날락하며 조업한다. 서해 만 놓고 보면 매일 우리 배가 1000척, 중국 배가 2500척 정도 떠 있다.”



-우리 영해도 침범하나.

“영해는 잘 안 들어 온다. 올여름엔 동해 로 중국 어선 1000척이 지나간 적이 있었다. 국제법상 무해 통항권이 있어 허용했다. 중국 배들이 동해의 북한 수역에 입어료를 내고 가기 위해 우리 영해를 통과했는데, 조업하던 우리 어민의 어구를 훼손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북한 수역에서 조업 실적이 나빠 그중 일부가 러시아에 들어가 불법 조

업했다고 들었다.”



-러시아는 어떻게 단속했나.

“지난가을에 러시아 해역에서 명태와 오징어를 잡기 위해 우리 어선 100여 척이 들어간다. 우리 배는 불을 밝히고 오징어를 잡는데 중국은 집어등(集魚燈) 없이 쌍끌이로 싹쓸이 한다. 올해는 우리 오징어 잡이 배 인근에서 쌍끌이 조업을 했다. 실적이 좋게 나타나자 중국 배들이 우리 배만 따라 다니며 훑어가 우리 배가 러시아 국경 수비대에 신고했다고 한다. 헬기가 뜨고 단속정도 떴는데 잡지는 못했다. 오징어 잡이를 망친 우리 어선은 조기에 철수했다. 내가 중국과 어업협상할 때 이 문제를 제기했다. 중국 대표가 ‘알고 있다. 러시아의 항의도 받았다. 그런데 조사하니 모두 무면허 선박이어서 단속할 수도 없다. 골칫거리’라고 변명하더라.”



-불법 조업에 대한 중국 정부 입장은 뭔가.

“중국도 자국의 불법 어업을 단속은 한다. 그런데 ‘너무 많아 근절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우리가 서해의 불법 조업 문제를 제기하면 ‘자료가 없어서 믿지 못하겠다’는 태도로 일관한다.”



-중국과 함께 단속하면 되지 않나.

“하고 있다. 2년 전부터 우리 어업 지도선에 중국 단속 요원이 공동 승선해 불법 현장을 단속하고 있다. 하지만 눈으로 확인한 사례만 인정한다. 나머지는 인정하지 않는다.”



-EEZ 경계선에서 한·중 공동어로 구역을 없애고 영해로 만들면 어떻게 될까.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약육강식의 바다가 되는데 우리가 감당 못한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일이니 그렇게 할 필요 없다.”



-왜 그런가.

“우리가 중국과 어업협정을 맺고 불법 어업을 단속한 게 2001년이다. 그 전엔 우리 바다에 마구잡이로 몰려든 중국 배가 1만2000척쯤 됐다. 1년에 44만t을 잡아간 게 공식 통계다. 그런데 어업협정으로 2013년까지 양국이 똑같이 1600척, 6만t으로 제한됐다. 개선된 것이다. 중국 배를 처리할 방도가 막연하다는 문제도 있다. 우리가 가진 어업지도선은 모두 34척이다. 단속요원 15명이 타는 500t이 주력이다. 교대하고 수리하는 배를 빼면 실제론 동해와 서해에 7척씩 떠 있다. 지도선 한 척의 해역이 경기도 두 배 면적이다. 서해상 해경의 대형 경비함은 6척이다. 국민 입장에선 ‘정부가 왜 이 정도 대책밖에 없냐’고 불만이 크겠지만 한계가 있다. 단속, 외교 능력, 국제 압력을 종합적으로 가해 빠른 속도로 줄여갈 수밖에 없다. 뾰쪽한 대책이 없다.”



-근본적 대책이란 없다는 얘기인가.

“중국 어선을 적발해 보면 말이 어부지 거지꼴이다. 인건비라는 게 먹여 주고 입혀 주는 정도의 어선이 수두룩하다. 지금은 수지타산이 맞겠지만 중국 사정도 아주 빨리 변하고 있다. 또 우리 단속 능력도 커지고 있다. 다음 주 발표되는 정부 대책엔 우선 1500t의 어업 지도선을 몇 척 도입하는 게 포함된다. 1500t 한 척 건조하는 데 250억원 정도 든다. 해경도 단속선을 늘린다. 외교적으로는 불법 어업 단속을 위한 공식 채널을 만든다. 현재는 그런 기구가 없다.”



-브라질에선 외국 어선 불법조업에 대해 318억원의 벌금을 매긴다. 우리도 올리면 되지 않나.

“담보금을 현재 1억원에서 두 배인 2억원으로 올리는 방안이 정부 대책에 포함된다. 하지만 이 문제는 한·중·일이 공동으로 맞물려 있다. 우리 어선도 매년 15척 정도 일본 어업지도선에 잡힌다. 일본은 1억5000만원 선이다.”



-내년 전망은 어떤가.

“국민 감정이 크게 상해 있다. 중국 정부도 집중적으로 단속에 나설 테고 어민들도 조금은 자제할 것으로 본다. 일시적으로 줄어들 게다. 그러나 그 다음 해엔 어떨지 모르겠다.”



최상연 기자 choisy@joongang.co.kr



중앙SUNDAY 구독신청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