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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크·KAIST엔 자청 … 제대로 못할 것 같으면 아예 안 맡아”

중앙선데이 2011.12.18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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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돈 쓰는 홍보대사 김장훈

별명이 ‘기부천사’인 가수 김장훈(44·사진)씨는 ‘전문가급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현재 독도지킴이 활동과 관련해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VANK), 경희대 고지도박물관, 동해 해양경찰청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이 밖에 사랑의 쌀 나눔 운동본부, KAIST, 한길안과병원, 소방관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그의 ‘홍보대사 철학’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청했다. 김씨는 요즘 가수 싸이와 함께 하는 ‘완타치 2011’ 전국 공연 중이다. 22일부터 나흘간 서울 공연을 앞둔 바쁜 틈을 쪼개 마포구 상수동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현재 맡은 홍보대사 직함만 10여 개. 주변 부탁을 다 들어준 결과가 아닐까. 하지만 김씨는 “제대로 못할 것 같으면 아예 안 맡는다는 원칙 아래 신중하게 대상을 고른다”며 “대신 시작한 일은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그의 홍보대사 경력을 보면 수긍이 간다. 4년 전 반크가 첫 경력이다. 단체에서 부른 것도 아니고 본인이 직접 찾아갔다. 김씨는 “처음에는 반크 쪽이 오히려 놀랄 정도였지만, 묵묵히 아이디어를 내고 기부하며 최선을 다하니 진정성을 알아줬다”고 말했다.



KAIST도 마찬가지. 어릴 때 과학자가 꿈이었다는 김씨는 수년 전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각하다’는 신문 기사를 읽고 자신이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단다. 관련 공연을 기획하고 공연에 필요한 한국형 로봇 ‘휴보’의 협찬을 위해 KAIST를 찾아갔다. 가수 개인의 공연에 국가 자원을 내주는 데 난색을 표하는 KAIST와 관련 부처(당시 산업자원부)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했다. 그 뒤 오랜 공연 봉사를 거쳐 KAIST 홍보대사가 됐다. 소방관 홍보대사도 “소방관·경찰관 등 시민을 위해 묵묵히 애쓰는 분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평소 소신을 지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홍보대사로 나서는 동료 연예인들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 없이 각자의 판단에 맡긴다고 했다. 다만 “봉사건 기부건 정말로 마음에 와 닿고 내가 아니면 아무도 할 사람이 없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나선다”고 자신의 원칙을 말했다. 홍보대사를 쓰는 기관·지자체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했다. 김씨는 “행사 사진 몇 장 찍는 식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다”며 “연예인과 유명인사들의 전문성을 활용하고, 인간적으로 소통해 마음을 산다면 훨씬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홍보대사로 일하며 비용을 받지 않는 것도 그의 원칙이다. 되레 돈을 낸다. 지난해 말에는 자신이 홍보대사로 있는 각 단체들에 10억원을 기부했다.



김씨를 ‘소셜테이너(사회 참여에 적극적인 연예인)’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다. 그는 이 말에 절반만 동의한다. 김씨는 “기본적으로 민족·환경·불우이웃돕기 등 사회적으로 의견이 일치하는 분야만 참여한다”고 말했다. 정치적 논쟁이 두려워서는 아니다. 김씨는 “젊을 때부터 잘 분노하고 세상사에 관심도 많았다”며 “다만 노래를 통해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는 가수로 살면서, 생각이 다른 누군가에게 말과 행동으로 상처 주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franc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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