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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개발 시장 ‘찬바람’

중앙일보 2011.12.15 03:59 2면 지면보기
정부의 12.7 대책발표와 연이어 들려온 가락시영 아파트의 종상향 소식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재개발·재건축 시장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재개발·재건축 시장은 투자 성격이 강해 미래 전망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데다 기존 주택시장이 살아나지 않으면 함께 침체기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경기침체·금리 등 영향
재건축도 거래량 적어

 전문가들은 강남권의 일부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가 크게 둔화되고 그 가운데 몇몇 단지들의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조심스런 분석을 내놓으면서도 전반적인 재건축 시장의 가격 약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가락시영 아파트로 인해 종상향의 길이 열리고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 강남3구 투지지역 해제 등 투자여건이 크게 개선됐지만 금리인상, 대출규제, 대내외적인 경기 침체 등 투자 수요의 유입을 가로막는 요인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개포지구나 가락시영, 둔촌주공, 고덕지구 등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재건축 단지들은 그 동안 가격이 폭락했던 데다 이번 대책 발표의 영향으로 집값이 회복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현재 가락시영이나 개포지구 등 일부 단지에선 대책 발표 이후 호가가 뛰고, 매물이 거둬들여지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거래량은 많지 않아 가격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며 “하지만 낙폭이 컸던 데 따른 하락폭 둔화나 어느정도의 상승세는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재개발 시장의 전망은 여전히 비관적이다. 재개발은 재건축과는 달리 조합원의 주택 및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가 쉽지 않은 데다, 높은 추가 부담금을 감당할만한 수요가 많지 않아서다.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취임 이후, 한강르네상스 사업 등 초고층 사업에 줄줄이 제동이 걸리면서 앞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곳이 많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또 서울시가 정비예정구역을 잠재적으로 폐지하겠다는 것도 재개발 시장의 가격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재개발 사업장의 지분가 하락세는 계속되고 있다. 쌓여 있는 저가 급매물을 중심으로 간간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 매매에 의해 지분값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가격이 떨어져도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의 경우 66㎡ 이하 소형지분이 3.3㎡당 1000만~1500만원 가량 하락했고, 마포구 염리 제2구역, 서대문구 홍은 제13구역 등지에서는 거래가 실종됐다.



 마포구의 한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이번 대책의 약발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시장에는 찬바람만 불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권순형 J&K부동산투자연구소장은 “한꺼번에 너무 많은 곳이 뉴타운, 재정비촉진지구, 재개발 사업지 등으로 지정되면서 정부도 정책적인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라며 “임대주택 건립의무 완화, 기반시설 설치 공공부담, 공공관리자제도 강화 등의 조치에도 재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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