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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로 들어온 화장장 … 안엔 미술작품, 밖은 동네공원

중앙일보 2011.12.15 00:53 종합 24면 지면보기
14일 준공식을 한 화장시설인 서울추모공원은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설계됐다. 지표면을 12m 파낸 뒤 건물을 세웠고, 건물 주변에는 3m가량의 둔덕을 쌓아 올렸다. 주변에는 나무를 심어 외부에서는 추모시설이 마치 일반 공원처럼 보인다. 건물 중앙에는 각종 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다.


14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입구. 간판이 붙어 있었지만 내부 시설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지표면에서 12m를 파낸 뒤 건물을 지었고, 주변에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입구를 지나니 곧바로 추모공원 건물로 이어지는 전용 터널이 나왔다. 이 터널은 외부에서 드나드는 차량을 볼 수 없도록 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메트로 현장] 어제 준공한 ‘서울추모공원’ 가보니



 서울시는 이날 서울추모공원에서 박원순 시장과 고건 전 시장, 진익철 서초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했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건설이 미뤄지다 13년 만에 결실을 본 것이다. 청계산 자락의 3만7000㎡ 부지에 조성된 추모공원은 서울 시내에 들어선 최초의 화장 시설이다. 내년 1월 16일에 정식으로 개장한다. 2층짜리 추모공원 건물 내부는 미술관 같았다. 건물 중앙에는 연못과 꽃 모양의 조각 작품이 어우러진 ‘하늘연못’과 30여 점의 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었다.



 유족들이 고인과 이별하는 ‘이별실’을 지나 화장 시설로 들어서니 11기의 화장로가 보였다. 성은희 서울시 노인복지과장은 “두 번 연소하는 기존 화장로와는 달리 새 화장로는 네 번 연소를 하면서 매연가스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했다”면서 “화장 시간도 기존 화장로보다 20분 이상 단축해 100분을 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설 안정화 기간을 거쳐 내년 4월부터 화장로를 완전 가동할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하루에 65구의 시신을 화장할 수 있다. 사용료는 경기도 고양시 소재 서울시립승화원(옛 벽제화장장)과 마찬가지로 서울시민(고양·파주시민 포함)은 9만원, 타 지역 주민은 70만원이다.



 최근 화장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서울시립승화원은 이미 포화 상태다. 1995년 28.3%에 그쳤던 화장률은 지난해 75.9%로 증가했다. 2020년에는 9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 때문에 서울 시민의 20% 정도가 성남·수원 같은 다른 지역 화장 시설을 이용하거나, 화장 순서를 기다리며 4~5일장을 치르고 있다.



 서울시는 1998년부터 추모공원 사업을 추진했지만, 지역 주민들과의 소송으로 7년을 허비했다. 박 시장은 이날 보상을 요구하며 몰려온 주민들과 즉석 간담회를 하고 1주일 이내 주민 대표들과 직접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진 구청장은 “1급 혐오시설인 화장장을 서초구에서 수용한 만큼 서울시가 약속한 17개 주민 지원계획을 조속히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현재 제1종 일반주거지역(용적률 100%)으로 지정돼 있는 인근 지역을 제2종 일반주거지역(용적률 200%)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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