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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 <184> 8조원 차세대 전투기, 우리 공군의 선택은?

중앙일보 2011.12.15 00:50 경제 13면 지면보기
정부는 내년 10월 우리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기종을 결정할 계획입니다. 이른바 F-X 3차 사업입니다. 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국가들이 공군 현대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우리 군이 운용 중인 F-4와 F-5 같은 노후 전투기를 대체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사업 예산은 8조원. 이전 두 차례 진행된 F-X보다 경쟁이 더 치열합니다. 미국의 록히드 마틴과 보잉, 유럽항공우주방위산업(EADS) 등 방산업체들은 자신들의 최신예 전투기들을 들고 사활을 건 로비·홍보전에 뛰어들었습니다. F-X 3차 사업의 후보 기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초음속 강자 타이푼 vs 스텔스 지존 F-35 vs 전투기 제왕 F-15SE

정용수 기자





● 유로 파이터 타이푼(EADS)



유로 파이터 타이푼


EADS의 역작으로 꼽힌다. 이탈리아·영국·스페인·독일이 합작해 만든 다목적 전투기로 기동성을 자랑한다. 초음속비행에 유리한 델타(Δ)형 날개와 오징어 귀를 연상케 하는 카나드(귀날개)를 장착했다. 민첩한 기동을 위해서다. 엔진 재연소(애프터 버닝) 없이도 초음속비행이 가능한 수퍼 크루즈 기능도 갖췄다. 캡터 능동 전자주사식 레이더(CAESAR)는 최고의 레이더로 평가받는 AESA 레이더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성능을 지녔다. 레이더 탐지 각도가 200도로 F-22 랩터(120도)보다 넓다. 적외선 탐지추적장치(IRST)와 자체방어시스템(DASS)으로 공격력과 방어력을 키웠다. 기체 자체를 레이더파에 덜 노출되도록 설계하고 공기 흡입구와 조종석, 전면 유리(캐노피)는 레이더파를 흡수하는 소재를 사용했다. 레이더에 탐지되는 확률(RCS)을 낮춘 것이다. 동체는 다른 전투기보다 10~20% 작다. 여기에 탄소섬유 등 최첨단 소재를 사용해 다른 전투기보다 30% 더 가볍다. 고도 15㎞에서도 작전이 가능하다. 조종석도 차별화했다. 지상 충돌이나 연료상태 등 긴급상황 때 음성 경고가 나온다. ‘전자모자(The Electric Hat)’라는 별명이 붙은 헬멧 장착형 심벌장치(HMSS)를 통해 조종사는 바로 눈앞에서 항공 정보를 볼 수 있다. 세계 최초로 마하 3의 속도를 자랑하는 차세대 미사일인 미티어(Meteor) 장착도 가능하다. EADS는 우리 군이 타이푼을 선택할 경우 최초 도입분은 완제품을 들여오되 순차적으로 한국에서 최종 조립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고용 창출과 기술 이전을 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EADS 측에선 ‘문제없다’고 하지만 우리 군이 이미 쓰고 있는 미국산 장비, 통신체계와의 호환성은 풀어야 할 숙제다. 실전 경험 부족도 약점이다. 지난3월 리비아 공습 때 타이푼이 첫 실전에 나서 임무를 완수했지만 더 검증을 해 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무엇보다 한·미 동맹이라는 정치적 산을 넘어야 한다. 1차 F-X사업 때 프랑스 라팔 전투기가 미 보잉사의 F-15K에 고배를 마실 때도 한·미 동맹 ‘가산점’ 때문에 탈락했다는 의혹들이 제기됐다.



● F-35 라이트닝Ⅱ(미국 록히드 마틴)



F-35 라이트닝Ⅱ


가장 최근에 개발된 전투기로 5세대 전투기로 불린다. 미국의 공군·해군·해병대 등 3군의 기체를 통합해 교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F-35의 가장 큰 강점은 스텔스 기능이다. 이전 F-117A, B-2A, F-22 등에도 스텔스 기능이 있었으나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F-35는 레이더에 탐지되는 확률(RCS)을 줄이기 위해 기체 모양과 재질, 도료에 신기술을 적용했다. 주 날개와 수평꼬리날개, 2개의 수직꼬리날개를 새롭게 설계했다. 연료탱크와 무기탑재실을 동체 내부에 장착하고 복합소재를 사용해 전파 반사율도 최소화했다.



조종을 위한 항공전자장비도 최신이다. 먼저 능동 전자주사 배열 방식의 ‘에이사(AESA)’ 레이더를 탑재했다. 레이더 원판 위에 박힌 모듈(module) 1000여 개가 잠자리의 ‘겹눈’ 역할을 해 목표물을 더 멀리 정확하게 추적한다. 전자광학조준장비(EOTS)라는 전자정보 수집장치로 지상 물체를 또렷한 영상으로 볼 수 있다. 계기판은 터치스크린으로 바뀌었다. 성능은 업그레이드되고 조종은 쉬워진 것이다. 시험비행을 한 이스라엘 공군 조종사는 “하늘에서 F-35를 적기로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 정도로 위협적이란 얘기다.



문제는 가격. 제작사인 록히드 마틴은 대규모 생산으로 원가를 낮추겠다는 입장이지만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업체 측은 한국 정부에 6500만 달러(약 750억원)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 가격은 그 두 배가 넘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정비창 등 유지설비도 구비해야 한다. 금명간 F-35를 차세대 전투기로 선정 예정인 일본은 한대당 2억 달러(2310억원) 내외의 가격에 들여오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 완료시점도 관건이다. 우리 군이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2017년까지 최상의 완성품이 나올지 의문이 제기된다. 개발 지연에 따른 비용이 상승하면서 당초 2443대를 도입하려던 미국도 규모를 축소했다.



● F-15 SE(Silent Eagle·미국 보잉)



F-15 SE


‘전투기의 제왕’으로 불리는 F-15의 개량형이다. 1970년대 개발된 F-15는 104회 실전에 참여해 무패 기록을 세워 생존성이나 성능 면에서 이미 검증된 기종이다. 개발 3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한국 공군과 싱가포르에 공급되고 있다. 보잉은 전투기 제왕의 맥을 잇기 위해 최근 F-15 기체의 모양을 변형하고 일부 스텔스 기능을 추가한 F-15SE를 개발했다. 내부 연료탱크를 개량해 공대공미사일이나 정밀유도탄을 장착할 수 있는 내부무기실(Conformal Weapon Bay)도 설치했다. 스텔스 임무가 필요 없을 땐 무기를 외부에 장착할 수도 있다. 기존 90도였던 수직꼬리날개의 각도를 변경하고 기체 표면을 스텔스 도료로 특수 처리해 RCS를 줄였다. F-35에 장착된 것과 같은 종류의 AESA 레이더를 탑재했다.



F-35나 타이푼 등 최신예 전투기에 적용된 최첨단 항전장비들도 채택하고 있다. 디지털전자전시스템(DEWS)을 갖춰 전자전 전용기 지원 없이도 전자전과 공격 임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고 헬멧장착조준시스템(JHMCS)과 대형 터치스크린을 채용해 조종사들이 보다 편하게 조종할 수 있도록 했다. 적외선탐지추적장치(IRST)와 첨단조준장치(Advanced Targeting Pod)는 원거리 목표물 포착과 추적이 가능하다.



F-15SE의 강점 중 하나는 가격이다. 기존 F-15 기체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재장착할 수 있어 비용이 상대적으로 덜 들기 때문이다. 또 공군이 운용 중인 F-15K와 부품 호환성이 높고 정비창 설치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경쟁 기종들에 비해 동체가 크고 최고 속도인 마하 2.5의 속도를 내는 하이급 전투기인 것도 강점이다. 그러나 30년 전에 개발된 노후 기종의 변형이라는 점은 한계다. 다른 경쟁 기종들이 5세대이거나 4.5세대로 분류되는 반면 F-15SE는 4세대로 분류된다. 정비를 위한 부품 공급 안정화도 보잉사가 풀어야 할 문제다.



● T-50 PAK-FA(러시아 수호이)



T-50 PAK-FA


1980년대 말 옛 소련이 당시 최신예 전투기인 미그-29와 수호이-27을 대체할 차세대 기종으로 만든 비행기다. 별칭인 팍파(PAK-FA)는 전술공군용 차세대 항공 복합체(Perspektivny Aviatsionny Kompleks Frontonoy Aviatsii)라는 뜻이다. 항공기 생산은 오렌부르크(옛 치칼로프)의 노보시비르스크 항공기 제작협회의 노보시비르스크 항공기 공장이 담당하고 있다. 이 공장은 수호이 공장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 1월 초도비행을 실시했으나 설계 제원이나 구체적인 성능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기체 생김새 등으로 볼 때 5세대 전투기 수준의 성능을 지녔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기체 상당 부분에 복합소재를 사용하고 최첨단 레이더, 항전장비를 장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현재 T-50 PAK-FA의 시험비행을 반복하고 있다. 미 공군이 운용하는 F-22 랩터에 대항해 실전 배치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양산 및 실전배치 시기는 2015년께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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