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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랠리’ 가물 … 금·채권으로 눈 돌려라

중앙일보 2011.12.15 00:39 경제 9면 지면보기
벤 버냉키(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없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달 2일 미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면 초저금리 기조를 2013년 중반 이후로 연장하거나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추가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며 추가 양적 완화를 시사했다. 하지만 올해의 마지막 통화정책 회의인 13일의 FOMC에서 연준은 “세계 경제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나 미국 내 경기는 점진적인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고만 하면서 3차 양적 완화 등 추가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게다가 미국의 11월 소매 판매가 전월비 0.2% 증가에 그쳐 연말 소비에 대한 기대도 꺾였다.



 유럽도 다르지 않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스페인의 단기채권 발행 성공으로 국채시장이 안정됐지만, 독일 총리는 유로화안정기구(ESM)의 증액을 반대했다. 14일 중국 경제공작회의 발표문도 긴축 완화를 시사하긴 했지만 극적인 반전 카드로까지 해석되지는 않는다.



 유럽은 지지부진하고, 미국에서는 낭보가 오지 않자 기댈 곳 잃은 증시는 힘이 빠졌다. 연말에 주가가 반짝 오르는 ‘산타 랠리’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전문가는 주식 투자를 계속하려면 ELS(주가연계증권) 같은 대안 상품을 택하거나, 아예 채권이나 금 등 다른 자산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1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6.31포인트(0.34%) 내린 1857.75로 거래를 마쳤다. 12일 유럽연합의 ‘신재정협약’ 효과로 1900 문턱에 다가서기도 했지만 하루뿐이다. 이후 이틀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기대를 모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어떤 부양책도, 부양 힌트도 제시하지 않아 시장에 실망을 줬다. 유럽에서 나온 엇갈린 재료와 소매지표 부진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



 한화증권 윤지호 투자전략팀장은 “산타 랠리에서 1월 효과로 연결되는 연말·연초 강세장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중국과 미국의 정책 공조가 이뤄지기엔 아직 상황이 무르익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에 긍정적이던 외국계 증권사마저 태도를 바꿨다.



 13일 모건스탠리가 ‘더 이상 싸지 않다’며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시장평균(equal-weight)으로 내렸다. 크레디트스위스증권도 내년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기존 2300에서 2170으로 낮췄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길게는 한 해 동안 비슷한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는 예상한다. 유럽이 파국으로 치닫는 등 예측불허의 ‘큰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서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내년 주식시장도 재미없는 모양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성종욱 크레디트스위스 리서치센터장도 “내년 증시 하단도 올해와 비슷한 1650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숙 유진투자증권 도곡자산관리센터 차장은 “지수가 쉽게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래쪽으로도 크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면 ELS가 적절한 투자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아예 주식에서는 눈을 돌려 채권·금·석유 같은 대체 투자 대상을 찾는 것도 좋다. 한국투자증권 유 대표는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데 공급은 제한돼 있는 금 투자가 좋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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