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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CD 대체할 대출 기준금리 놓고 3파전

중앙일보 2011.12.15 00:17 경제 4면 지면보기
시중은행이 대출금리의 기준으로 사용해온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의 ‘대타’ 자리를 두고 금융권에서 논의가 한창이다. 우선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만기 91일의 통화안정증권(통안채)과 시중은행이 발행하는 은행채가 유력한 후보군이다. 기존에 활용돼온 코픽스(은행권 자금조달비용지수) 사용을 확대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가계대출의 절반에 가까운 43%는 CD금리 연동형 상품이다. CD금리에 가산금리를 얹어서 대출금리가 정해진다는 얘기다. 금리스와프(IRS) 같은 파생상품도 CD 금리에 영향을 받는다.





문제는 현재 CD가 사실상 ‘죽은 상품’에 가깝다는 점이다. 은행의 자금조달에서 CD가 차지하는 비중은 3% 남짓이다. 대형은형 중에는 1%대에 불과한 곳도 있다. 이렇다 보니 CD 거래량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월평균 CD 거래 규모는 2008년 18조7000억원에서 올해 1~10월엔 5조원까지 뚝 떨어졌다.



 원인은 은행이 CD를 취급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자금 담당 간부는 14일 “금융 당국이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을 100% 이하로 낮추라고 하면서 CD를 예수금에서 제외했다”며 “예대율을 맞추려면 CD 대신 정기예금 유치에 더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의 생각은 좀 다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에 예금은 많이 들어오는데 경기 둔화로 대출할 곳이 마땅치 않아 자금 조달 필요성이 적어진 것이 훨씬 더 큰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이유가 뭐가 됐건 CD 시장이 확 쪼그라들면서 금융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만기 91일의 CD 금리는 올해 7월 이후 딱 다섯 번 달라졌다. 시장의 금리 변화를 거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시장 금리가 떨어질 때도 요지부동이어서 대출을 받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지적도 많다. 반면 만기가 같은 91일짜리 통안채는 금리가 수시로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다. 금리 수준도 CD 금리보다 0.1%포인트 정도 낮다. ‘선수 교체’ 얘기가 나오게 된 배경이다.



 한은은 통안채를 대안으로 적극 밀고 있다. 한은 고위 관계자가 시중은행 여신 담당 임원 회의에 참석해 관련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통안채는 매주 1조2000억원 정도씩 꾸준히 발행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잘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 시중은행 간부는 “통안채 금리는 은행이 실제 자금을 조달하는 금리와는 관련이 적다”며 “은행의 대출 기준금리를 한은이 정해주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통안채보다는 은행채로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이 역시 반론이 만만치 않다. 은행채의 만기는 1년 이상이다. 단기 지표금리로 쓰려면 만기가 3개월 남은 채권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한은 관계자는 “만기가 얼마 안 남은 채권은 유통이 잘 안 돼 CD와 똑같은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만기 3개월짜리 은행채를 새로 발행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단계적으로 도입될 ‘바젤 III’ 규제는 30일 내에 유출될 현금에 대해선 같은 액수의 현금·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을 쌓도록 하고 있다. 석 달 만기의 은행채를 계속 발행하면 매달 3분의 1씩 만기가 찾아올 테고, 은행의 국채 보유 부담이 확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과거에 ‘교체 선수’ 명단에 들어 있던 단기 국고채는 아예 제외해도 될 것 같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도입 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었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CD 금리 대용으로 지난해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코픽스(자금 조달비용지수)의 활용을 확대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코픽스는 매달 한 번밖에 발표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은행 간 거래 금리인 코리보를 활성화하자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코리보는 거래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게 약점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CD 금리가 시장의 변동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교체할 필요성은 있지만, 어떤 것으로 바꿔야 할지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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