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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위안부 1000번째 수요집회

중앙일보 2011.12.15 00:09 종합 20면 지면보기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에델 카츠가 이용수 할머니 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이번 만남은 13일 미국 뉴욕 퀸즈보로 커뮤니티 칼리지 극장에서 이뤄졌다. 맨 왼쪽과 맨 오른쪽은 홀로코스트 생존자 한네 리브만과 위안부 생존자 이옥선 할머니. [뉴욕=연합뉴스]


“언니! 반갑습니다.”

뉴욕에선… 위안부 할머니, 유대인 학살 생존자 만나 상처 위로어제 위안부 1000번째 수요집회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퀸즈보로 커뮤니티 칼리지(QCC) 극장에선 특별한 만남이 이루어졌다. 한국에서 온 두 명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들이 뜨겁게 포옹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항의해 서울에서 벌어진 1000번째 수요집회에 맞춰 뉴욕 한인유권자센터(KAVC)와 QCC 내 홀로코스트센터(나치의 유대인 학살 기념관)가 마련한 행사에서다.



 생전 처음 만났지만 이들은 포옹하고 서로의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전쟁 범죄로 얻은 상처를 위로했다. 58년 전 눈밭에서 일가족 처형을 목격했던 에델 카츠(Ethel Katz·89) 할머니는 이용수(83) 할머니의 볼을 비비며 “인생에서 성취해야 할 목표를 갖고 노력하면 그들(일본)을 이길 힘을 얻을 수 있다”며 격려했다. 이날은 이용수 할머니의 83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첫 증언에 나선 이용수 할머니는 “15살 때 대만의 가미카제 부대에 끌려가 온갖 고문을 당해 거의 죽을 뻔했다”며 “함께 끌려갔던 다른 여성 2명은 죽었다”고 울먹였다. 이어 이옥선(84) 할머니는 “일본군은 11살짜리 어린아이까지 끌고 갔다”며 “11살짜리가 돈 벌기 위해 일본군 위안부가 됐다는 일본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증언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 한네 리브만(Hanne Liebmann·87)은 “독일군도 젊은 여성들을 전쟁터에 끌고 갔지만 전쟁에서 저지른 범죄에 대해 사과했다”며 “일본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권자센터와 홀로코스트 센터는 이날 참석자들로부터 서명을 받은 청원서와 미국 정치인들의 청원 동영상을 16일 유엔 주재 일본대표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홀로코스트센터 아더 플루그 소장은 “ 오늘 증언을 담은 교재를 만들어 내년부터 미 전역 중·고등학교에 배포할 계획”이라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을 채록할 인턴십 프로그램도 소개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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