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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종군위안부 수요집회 1000회, 변하지 않는 일본

중앙일보 2011.12.15 00:00 종합 38면 지면보기
메아리가 지구촌 곳곳에 울려 퍼지는데도 일본 정부만 눈 가리고 귀를 막은 모양새다. 일제하 종군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가 어제 1000회째를 맞았다. 일본·미국 등 해외에서도 연대시위가 벌어졌다. 피해 할머니·시민단체의 일관된 주장은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와 피해 배상이다. 19년11개월에 걸쳐 집회가 이어지는 동안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234명 중 다수가 세상을 뜨고 이제 63명만 남았다. 생존자들의 평균 연령 86세. 일본은 이들마저 세상을 뜨기만을 기다리는가. 그러나 성노예 전쟁범죄는 영원히 씻기지 않을 것이다.



 일본 정부가 공식 입장으로 삼고 있는 1993년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의 담화도 사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미흡하기 짝이 없었다. 그나마 옛 일본군·관리가 위안부 동원에 관여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반성한 데서 의미를 찾았다. 하지만 후임 정권들의 태도를 보면 담화의 취지가 무색하다. “협의(狹義)의 강제성은 없었다”고 말장난을 늘어놓는가 하면 일부 관료는 “부모가 딸(종군위안부)을 팔았다고 본다”는 망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기껏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국민기금’이라는 기구를 만들어 위로금으로 사태를 무마해 보려는 시도가 있었을 뿐이다. 올해 3월 검정을 통과한 일본 교과서에서는 그나마 남아 있던 ‘종군위안부’ ‘위안시설’ 같은 용어가 사라졌다. 일본 사법부도 한·일협정(65년)과 중·일공동성명(72년)을 방패막이 삼아 한국·중국 피해자들의 소송을 모조리 기각하고 있다.



 일제의 종군위안부 강제동원은 20세기 최대의 성노예·인신매매 사건이다. 한국·대만 등 당사국 의회는 물론 미국·캐나다·유럽연합(EU) 의회, 유엔인권위 등이 왜 잇따라 일본 정부를 규탄하고 나섰는지 되새겨보기 바란다. 2007년 일본 의원 44명이 워싱턴 포스트지에 낸 전면광고에서 종군위안부에 대해 “허가받고 성매매를 했고, 대다수가 일본군 장교·장군보다 수입이 많았다”고 주장한 게 왜 국제적인 반발과 비웃음을 샀는지 생각해 보라는 말이다. 일본은 더 늦기 전에 조치를 취하라. 정중한 사죄, 그리고 배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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