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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391> ‘완소 양념’ 소금

중앙일보 2011.12.14 00:54 경제 13면 지면보기
소금 대접이 남달랐던 한 해였다. 흔하고 값싸 주목받지 못했던 소금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사재기’ 품목으로까지 떠올랐다. “소금이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란 성경 구절대로 소금은 짠맛을 내는 유일한 식재료다. 설탕 대체물은 있지만 소금 대체물은 없다. 대신 소금의 생산방식은 다양하다. 바다에서 얻을 수도, 산에서 얻을 수도, 공장에서 얻을 수도 있다. 소금의 다양한 종류와 쓰임새를 짚어본다.


요리·염색·소독에 체증·설사·부스럼 치료 … 팔방미인 따로 없네 

이지영 기자





소금의 종류



자염(煮鹽)
끓일 자(煮), 소금 염(鹽). 바닷물을 끓여 만든 소금을 뜻한다. 우리나라 전통 소금제조법에 의해 생산되는 소금이다. 바닷물을 갯벌 웅덩이에서 농축시킨 다음 그 물을 육지에 있는 솥으로 옮겨 은근한 불에 10여 시간 끓여서 소금 결정을 얻는다. 끓이는 동안 계속해서 거품을 걷어내며 불순물을 제거하기 때문에 쓴맛과 떫은 맛이 없으며, 입자가 곱고 염도가 낮아 맛이 순하다. 미네랄 함량도 천일염보다 높은 편이어서 예부터 최고급 소금으로 인정받아 왔다. 하지만 제조 공정이 까다롭고 노동력도 많이 필요해 지금은 충남 태안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소량 생산되고 있다.



햇볕과 바람은 염전에 대놓은 바닷물에 하얀 소금꽃을 피운다. 사진은 ‘대파(소금물을 미는 고무래)’를 이용해 천일염을 긁어모으는 모습. [중앙포토]<이미지 크게보기>


천일염 바닷물을 햇볕과 바람으로 증발시켜 얻은 소금. 외국의 경우 바닷물을 가둬두고 그냥 증발시키지만 비가 많이 내리는 우리나라에서는 바닷물을 제1 증발지, 제2 증발지, 결정지 등으로 옮겨가면서 농축시켜 천일염을 생산한다. 우리나라에서 천일염을 생산하는 시기는 3월 초에서 10월 말까지이며, 품질이 가장 좋은 소금은 5월 말에서 6월 초, 낮 최고기온 24~27도에서 바람이 서쪽에서 불어오는 미풍일 때 생산된 소금이다. 소금알갱이가 너무 크지 않은 중간 크기의 소금맛이 제일 좋다. 천일염은 염전의 바닥 재질에 따라 검정색 비닐 장판을 깐 ‘장판염’과 갯벌 바닥을 그대로 이용하는 ‘토판염’으로 나뉜다. 현재 대부분의 국내 염전에선 ‘장판염’을 생산하고 있으며, 일부 염전에서만 ‘웰빙형 전통소금 생산용’으로 토판 염전을 복원해 운영하고 있다.



자염 생산 모습. 농축시킨 바닷물을 솥에 넣어 끓여 만든다. 일제강점기에 발행된 엽서 사진이다 .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암염 전 세계가 1년 동안 생산하는 소금 약 2억600만 톤 중 60% 정도가 돌소금, 즉 암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암염이 생산되지 않는다. 암염은 예전에 바다였던 곳이 지각변동으로 육지로 변해 물은 증발되고 소금만 남아 굳은 것이다. 암염은 땅속에 깊이 묻혀 있는 것과 땅 위로 드러나 있는 것이 있는데, 깊이 묻혀 있는 암염은 지층에 구멍을 뚫고 그 구멍으로 물을 부어 소금이 녹으면 그 물을 퍼올리는 방식으로 얻는다. 땅 위에 있는 소금은 암석을 캐내듯이 캐낸다. 암염에는 미네랄이 거의 없고 염화나트륨이 98% 이상을 차지한다. 오랜 세월에 걸쳐 소금 덩어리로 굳는 동안 미네랄 성분 등은 씻겨 내려가고, 염화나트륨 결정만 남았기 때문이다. 암염의 주요 산지는 러시아 연방 남동부, 프랑스 다크스, 인도 펀자브, 캐나다 온타리오, 미국 서부와 뉴욕 중부 등이다.



재제소금 일명 ‘꽃소금’으로 불리는 재제소금은 천일염이나 암염을 정제수나 바닷물 등에 녹여 불순물을 여과한 뒤 다시 가열해 결정화시킨 소금이다. 용해→여과→침전→재결정→탈수→염도 조정 등의 공정을 거친다. 소금 입자가 작고 하얀색이어서 눈꽃송이와 비슷하다 해 ‘꽃소금’이라 부른다. 천일염에 비해 미네랄 함량은 부족하지만 불순물도 적다. 국내산 천일염으로는 재제소금을 만들기 어렵다. 국산 천일염의 경우 철분 등 미네랄 성분이 많아 가공하는 과정에서 산화돼 붉은색이나 황색으로 변해버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재제소금의 주재료는 대개 호주산이나 멕시코산 천일염이다. 재결정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해 국산 천일염을 조금 섞기도 하지만 소량이다.



정제소금 바닷물을 정제하는 기술을 이용해 염화나트륨 순도를 높인 소금.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약 1㎚의 미세한 구멍을 가진 이온수지막(이온교환막)에 통과시키면 나트륨 이온(Na+)과 염소 이온(Cl-)은 투과되고 마그네슘·칼슘과 같은 2가의 이온류(원소가 전자 두 개를 잃거나 얻어 2+ 혹은 2-이온이 된 것)와 납·아연·비소 같은 중금속들은 막을 통과하지 못한다. 이렇게 얻어낸 순도 높은 염화나트륨의 결정체가 바로 정제소금이다. 입자가 가늘고 농도가 균일하기 때문에 과자류 등의 가공식품 제조에 많이 사용된다. 염도가 95% 이상으로 아주 짜다. 기계공정을 거쳤기 때문에 ‘기계염’이라고도 한다. 시판하는 ‘해양심층수염’도 깊은 바닷물을 정제해 염화나트륨 결정을 얻었다는 점에서 일종의 정제소금이다.



구운 소금 천일염을 고온에서 구워 만든 소금. 천일염에 열을 가하면 간수나 유해 성분이 제거되고 미네랄은 남는다. 천일염에 포함돼 있던 비소·납·수은 등 유독성 물질이 각각 비등점이 낮은 성분부터 증발한다. 이 중 수은은 약 450도에서 기체상태가 돼 대기 중으로 날아간다. 소금을 굽는 과정에서 소금에 포함돼 있던 아황산가스·탄산가스 등의 유독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만들어야 한다. 또 소금을 300~600도에서 구우면 다이옥신이 나올 수 있으므로 800도 이상으로 가열한다. 구운 소금을 살 때는 제품 포장지에 ‘식약청에서 정한 안전수준 제품’이라는 문구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죽염 천일염을 대나무 속에 넣어 구워 낸 소금. 죽염을 만들 때는 한쪽이 막힌 대나무통에 천일염을 채워 넣고 황토로 봉한 뒤 가마에 넣고 소나무 장작으로 불을 지펴 굽는다. 불이 다 꺼지고 가마가 식으면 대나무는 다 타서 재가 되고 소금은 녹았다 굳어 하얀 막대기처럼 된다. 이 덩어리를 빻아 다시 대나무통에 넣고 굽는다. 이 같은 방법으로 아홉 번 되풀이해서 굽는데, 마지막 구울 때 1200도 이상 온도를 올리면 소금이 녹아 용암처럼 흘러내린다. 이것을 식혀 분쇄해 사용하거나 쌀알 크기로 만들어 사용하는 게 죽염이다. 죽염엔 살균작용을 하는 천연유황 등 대나무의 유효 성분이 소금에 더해져 비염이나 축농증·기관지염·잇몸질환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공소금 천일염·재제소금·정제소금·구운소금 등 각종 소금에 영양이나 맛을 증진시킬 목적으로 다른 식품이나 식품첨가물을 더해 가공한 소금을 말한다. 맛을 높이기 위해 글루탐산나트륨(MSG)을 첨가한 맛소금, 혈압 건강을 위해 나트륨 함량을 낮춘 저나트륨 소금, 키토산·요오드 함유 소금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외에도 녹차·허브·함초·마늘 등의 성분을 첨가한 다양한 소금이 출시되고 있다.





소금의 쓰임새



●한방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소금에 대해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짜며 독이 없다. 가슴의 통증과 구토와 설사를 비롯한 급성 위장병에 먹으면 좋고, 심한 배앓이와 부스럼에 끓여서 바르면 좋다. 다만 많이 먹으면 폐를 상하여 자주 기침하게 된다. 기침하거나 몸이 붓는 사람은 완전히 금해야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중국 명나라 때 의학서인 『본초강목』에 따르면, 소금은 명치 아픈 것을 치료하고, 담과 위장의 열을 내리게 한다. 체한 것을 토하게 하며, 설사하게 할 수도 있고, 지혈도 할 수 있다. 복통을 그치게 하고, 독기를 죽이며, 뼛골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살균작용을 하고 피부를 튼튼하게 하며, 피부병을 치료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묵은 음식을 소화시킨다. 또 식욕을 촉진하고, 소화를 도우며, 속이 답답한 것을 풀고, 뱃속의 덩어리를 터뜨리며, 부패를 방지하고, 냄새를 없애며, 온갖 상처에 살을 낳게 한다. 대소변을 통하게 하며, 오미를 증진시킨다. 또 눈을 씻으면 잔글씨를 보게 된다.



●생활 소금은 염료가 물에 녹는 것을 막아 섬유에 잘 붙어있게 하는 작용을 한다. 세탁물의 염색이 빠지지 않게 하려면 20% 농도의 소금물에 20분 정도 담갔다가 세탁하면 된다. 추운 겨울날 빨래를 할 때 헹굼물에 소금을 넣어주면 빨래를 밖에 널어도 얼지 않는다. 소금물이 빙점을 낮춰주기 때문이다.



 소금의 삼투압 현상과 살균 효능을 활용하면 마사지나 입욕제로 사용할 수 있다. 소금엔 불필요한 각질과 피지를 녹이고 모공 속 더러움을 제거해주는 효과도 있다. 클렌징 크림에 분말소금을 조금 넣고 사용하면 화장이 깨끗이 지워진다. 또 피지샘을 막지 않아 피부를 윤기 나게 하고 새로운 피지를 적당히 분비하도록 도와줘 피부를 촉촉하게 해준다.



 기름 묻은 프라이팬을 닦을 때도 소금을 활용할 수 있다. 팬이 뜨거울 때 소금을 뿌려 키친타월로 닦아내면 깨끗이 닦인다. 소금이 기름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요리 소금은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생선이나 고기를 굽기 전 소금을 뿌려두면 표면이 재빨리 굳어져 쫄깃쫄깃한 맛이 난다. 또 달걀 삶는 물에 소금을 넣어주면 껍질에 금이 가더라도 달걀 흰자가 소금물에 닿는 순간 굳어버리므로 껍질 밖으로 터져 나오지 않는다. 오징어·문어·해삼·전복 등 어패류를 손질할 때 끈적끈적한 점액질 때문에 겪는 어려움도 소금이 해결해준다. 소금을 듬뿍 묻혀 문지른 뒤 씻어내면 단백질 성분인 점액질이 소금에 응고돼 간단히 처리되기 때문이다. 도마에 묻어 있는 점액질도 소금으로 닦아내면 깨끗해진다.



 소금에는 단맛을 증가시키는 효과도 있다. 옥수수를 삶을 때 소금을 약간 넣으면 훨씬 달고, 토마토·수박에도 소금을 뿌려먹으면 좋다. 팥죽과 같이 단 음식에도 소금을 약간 뿌리는 게 좋은데, 이때 반드시 소금보다 설탕을 먼저 넣어야 한다.



●산업 소금의 가장 큰 용도는 ‘공업용’이다. 전 세계 소금 사용량 80%가량이 공업용으로 이용된다. 소금은 특히 화학공업에서 유용하게 사용된다. 소금의 구성물질인 나트륨이 다른 원소들과 쉽게 반응하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화학물질을 만드는 재료가 되고, 화학반응의 촉매제로도 이용된다. 소금을 이용해 만드는 화학물질은 베이킹소다(중탄산나트륨),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 염산, 염소 등이다. 또 비누나 유리·도자기·가죽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사용되며, 종이와 섬유의 표백, 물의 소독 등을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반도체 산업에서 불순물을 제거할 때도 사용된다. 이 외에도 도로의 눈이나 얼음을 녹이는 데도 이용되며, 건축 현장에서 건축자재와 지반 연결 부분에 벌레가 침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소금을 뿌릴 때도 있다. 물 속의 칼슘·마그네슘과 결합하는 성질을 이용해 센물을 단물로 바꾸는 데 활용하기도 한다. 참고자료=『소금, 이야기』 『소금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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