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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성격, 집요한 추궁 … “한 마리 야생 표범”

중앙일보 2011.12.14 00:49 종합 16면 지면보기
대만 집권 국민당과 중국 집권 공산당은 ‘한 집안 사촌’ 의식이 강하다. 대만과 중국의 관계도 국민당이 2008년 다시 집권하면서 한결 가까워졌다. 그러나 강력한 변수가 등장했다. ‘대만은 중국과 별개’라는 의식으로 무장한 민진당의 여성 후보가 등장해 제13대 대만 총통 경선에서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갑부 집 딸 차이잉원 후보는

  차이잉원 후보는 ‘표범’의 이미지를 풍기는 정치인이다. 강한 성격, 집요한 추궁이 장점이다. 게다가 집안 전통으로 내려온 게 있다. 반공(反共)과 반국(反國)이다. 공산당과 국민당에 모두 반대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대만의 문제는 대만 사람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한다”는 이른바 ‘대만 컨센서스’의 주창자다.



 잘생긴 얼굴, 타협과 절제의 이미지가 강해 ‘겸손한 군자(謙謙君子)’라 불리는 집권 국민당의 미남 총통 마잉주와는 아주 딴판이다. 마 총통이 ‘방패’의 이미지라면 차이 후보의 인상은 ‘날카로운 창’이다.



 대만의 유명 언론인 천원시(陳文?·53)는 차이잉원을 “산봉우리의 한 마리 야생 표범처럼 공격적”이라고 표현했다. 아울러 “태생적 자신감과 전문 영역에서의 집착이 두드러져 남성 정치인들을 슬슬 물러나게 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냉정하면서도 무서운 승부사라는 얘기다.



 그녀는 중국과의 관계를 최악으로 몰아갔던 리덩후이(李登輝·이등휘·1988~2000년 집권) 전 총통의 대(對)중국 관계 최고 브레인이다. 대만과의 관계 개선을 자신의 최고 업적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는 중국 최고지도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이 대만 대선의 추이를 지켜보며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미혼인 차이 후보의 아버지는 대륙에서 일찍 대만으로 넘어온 객가(客家), 어머니는 대만과 가까운 푸젠(福建)성 출신이다. 1956년 대만 남부 핑둥(?東)현에서 태어났다. 한때 대만 납세 랭킹 10위 안에 들었던 부유한 집안이었다.



“항상 책을 가까이 하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고 자랐다. 1978년 부친의 권유로 국립 대만대학 법학과에 지원하기 전까지 줄곧 고고학 전공을 희망했다.



 대만 국립 정치대학 법학과, 둥우(東吳)대학에서 교수를 지냈다. 법학에 조예가 깊은 그는 도덕보다 권리·의무를 더 중시한다. “법률이란 각도에서 보면 대만 영토의 귀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개헌까지 주장한다.



중국 관련 정책을 모두 조율하는 행정원 대륙위원회 위원장과 부총리를 지냈다. 2004년 민진당에 입당해 2008년 전당대회에서 2만 표 이상의 압도적 표차로 사상 최초 여자 주석에 선출됐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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