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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나현 초단, 8강 도약

중앙일보 2011.12.14 00:49 경제 12면 지면보기
<본선 16강전> ○·나현 초단 ●·펑리야오 5단



제 10 보
제10보(114~134)=지난주 상하이에서 열린 삼성화재배 결승전. 1대1 상태에서 맞이한 최종국에서 원성진 9단은 구리 9단의 현란한 포석 감각에 말려들어 바둑이 크게 불리해졌다. 하지만 이후 구리 9단은 난조에 빠져 자멸의 길로 들어갔다.



 점심때가 되었는데 때마침 역전 무드가 절정에 달해 기자를 포함한 한국 일행들은 도저히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대국자는 점심시간이 없다). 우리는 도시락을 시켜 먹으며 맛있는 역전을 즐겼다.



 생애 첫 우승을 따낸 원성진은 좀 얼떨떨하면서도 행복해 보였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그게 승부사의 인생인 듯싶다. 승리의 단맛도 길게 이어지지만 패배의 아픔은 더욱더 길게 간다. 원성진은 그야말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것이다.



 흑이 백△ 3점을 잡았지만 백도 흑▲ 한 점을 잡았고 그 전에 좌상귀를 파냈다. 수지타산은 당연히 백이 좋다. 116부터 122까지 마지막 큰 끝내기를 해치우며 백의 승리가 확정됐다. 흑은 좌변 37집에 우상 10집, 중앙과 하변 6집 등 모두 53집. 백은 우변 20집, 좌하 10집, 좌상과 중앙 22집 등 모두 52집. 대충 계산해도 도저히 덤은 나오지 않는다.



 펑리야오는 계속 버티며 추격을 도모했으나 결국 184수에 이르러 항서를 썼다. 나현 초단은 8강으로 도약했다. 16강전에서 이창호 9단과 이세돌 9단이 탈락해 초상집이 된 한국 진영에 나현의 생존은 작은 희망이 됐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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