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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주식 헐값 처분 논란에…삼성카드 주가 하루새 5.8% 급락

중앙일보 2011.12.14 00:35 경제 6면 지면보기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주식을 장부가보다 낮은 값에 처분했다는 소식에 이 회사 주가가 급락했다. 13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카드는 전날보다 5.88% 떨어진 3만925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카드는 11일 갖고 있던 에버랜드 주식 17%(42만5000주)를 주당 182만원에 KCC에 매각했다. 이 회사는 장부에 에버랜드 주식의 가격을 214만원으로 적어놓았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적어도 주당 200만원, 잘하면 300만원 이상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왔다. 그런데 장부가보다도 15%나 낮은 값에 거래된 것이다. 물론 상장되지 않은 에버랜드의 주가를 정확히 측정하기는 불가능하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에버랜드 주식은 삼성그룹 각 계열사, 이건희 회장 일가, 일부 삼성그룹 고위 임원이 전부 보유하고 있어 장외시장에서도 유통되지 않고, 때문에 시가도 형성되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실망스러운 가격”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구경회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주당 182만원은 시장 기대를 밑돌 뿐 아니라 장부가보다도 낮다”며 “삼성카드의 주당 순자산가치를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삼성카드 목표주가를 기존 5만50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목표주가를 6만원에서 5만3000원으로 낮췄다. 시장에서는 또 가까운 시일 안에 상장할 계획도 없는 에버랜드 지분을 KCC가 왜 샀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에는 반드시 회수 계획이 따른다. 이를테면 ‘몇 년 안에 상장을 추진한다’는 약속이나 ‘일정 기간 후 얼마의 프리미엄을 붙여 되팔 권리’ 같은 조건을 붙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매매에는 이런 조건이 없었거나, 밖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KCC가 최근 만도와 현대차 주식 매각대금 약 8000억원을 갖고 있었고, 시장에서는 이 자금으로 현대상선 지분을 살 것이라 추정했지만 여러 이유로 그것은 포기한 것으로 들었다”며 “에버랜드 주식이 싸고, 상장 기대도 할 수 있어 투자 목적으로 샀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삼성카드가 JP모건, 골드먼삭스, 삼성증권 등 세 곳의 매각 주간사와 협의해 판 만큼 별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시장 예상보다 저렴하게 주식을 산 KCC 주가는 크게 올랐다. 심현수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당 장부가에서 15% 할인된 가격에 구입한 KCC는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수연 기자





◆주당순자산가치=기업의 순자산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눈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BPS(Book-value per share)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주당순자산가치가 높다는 것은 영업을 통해 이익이 많이 발생했거나, 기업이 가진 자산이 많아 실제 투자가치가 높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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