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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스파이스 단독 콘서트 ‘슬픔이여 안녕 2011’

중앙일보 2011.12.13 18:14
5년 만의 단독 콘서트에 “우리 팬들은 어떻게 바뀌었을지, 여전히 그대로일지 궁금하다”는 델리스파이스. 왼쪽부터 이요한(키보드)·윤준호(베이스)·서상준(드럼)·김민규(기타·보컬).



‘오랜만에 한 번 볼까요’ 5년을 기다린 음악으로 통하는 자리

올 연말은 공연이 풍년이다. 업계에서는 공연장을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하소연을 늘어 놓는다. 쏟아지는 공연에 대중 역시 선택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 때문에 연말에 가보면 좋을 콘서트를 몇 가지 소개한다. 부모님을 위한 효도 선물을 준비한다면 ‘이미자 디너쇼’와 ‘조영남 디너쇼’를, 요즘 떠오르는 인디 문화에 관심이 많다면 ‘델리스파이스의 콘서트’를, ‘콘서트는 뭐니뭐니해도 가창력이다’라고 생각한다면 ‘바이브·이영현·포맨의 콘서트’를 추천한다.



가수와 그 가수가 부른 노래는 대개 닮았다. 지난 5일, 연습실에서 만난 델리스파이스 역시 그랬다. 델리스파이스의 대표 곡은 영화 ‘후아유’와 무한도전 ‘텔레파시 특집’에 수록된 ‘챠우챠우’, 그리고 영화 ‘클래식’의 OST‘고백’. 담백하고 서정적인 것이 이들 음악의 특징이다. 델리스파이스 역시 그런 사람들이다. 이야기를 하는데 있어 꾸밈이 없다. 어색한 듯 하면서도 할말은 다한다. 5년 만의 단독 콘서트를 앞둔 델리스파이스를 만나봤다.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은 없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너의 목소리가 들려,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하는데도~” 델리스파이스의 ‘챠우챠우’는 사실 연가(戀歌)가 아니다. 오히려 ‘분노’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다. 15년 전만 해도 인디·록밴드에게 사람들은 ‘저항’을 기대했다. 하지만 델리스파이스는 그에 부응하는 밴드는 아니었다. 그저 주변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노래할 뿐이었다. 때문에 그들에게는 ‘록을 하기엔 유약한 밴드’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녔고, 델리스파이스는 이런 획일적 잣대에서 비롯된 비아냥이 싫었다. ‘챠우챠우’는 이런 배경을 갖고 만들어진 노래다. 당시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해도 들리던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안티 팬’인 것. 하지만 델리스파이스는 이 곡을 ‘사랑의 노래’로 받아들이는 팬들의 반응이 무척 재미있다고 한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직설적인 표현을 잘 못하는 밴드에요. 가사에서도 최대한 은유를 사용해서 ‘다른 뜻으로 들리게 하는 건 어떨까’를 염두하며 곡을 쓰죠. ‘챠우챠우’도 지금처럼 연가로 들어주시는 게 오히려 저희에겐 더 흥미로워요.”(김민규·기타)



의외의 해석이 나오면 ‘그렇게 들었어요? 참 재미있네요’라고 맞장구 쳐준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대화 내내 유독 “그건 우리 몫이 아니에요”라는 말을 자주 했다. 2006년 6집 발매 후 5년7개월 만에 7집 앨범으로 돌아온 소감을 말할 때도 역시 이 말은 반복된다.



“요즘 업계에서는 저희처럼 앨범을 발매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디지털싱글을 선호하기 때문이죠. 비유하자면 저희가 장편소설을 들고 세상에 나왔더니 세상은 다 단편소설만 쓰고 있는 것과 같아요. 우리가 내놓은 장편소설을 처음부터 쭉 읽어주실지, 단편소설 분량 만큼을 똑 떼서 읽어주실진 우리 몫이 아닌거죠.”(윤준호·베이스)



음악으로 안부를 전한다



윤준호는 15년의 활동기간을 통틀어 가장 감명 깊은 순간으로 지난 7월에 있었던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을 꼽았다. 이날은 새로운 멤버 서상준, 이요한과 함께 처음으로 무대에 섰던 날로 델리스파이스의 컴백을 알리는 자리이기도 했다. 몇몇 팬들은 공연 내내 눈물을 보일 정도로 델리스파이스에 대한 그리움이 컸다. 때문에 17일에 있을 델리스파이스 콘서트 ‘슬픔이여 안녕 2011’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담이 클 법도 하지만 델리스파이스는 의외로 담담하다. 그저 ‘그 동안 잘 있었구나’하며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자리만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합동공연이 결혼식장에서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라면, 단독공연은 우리가 파티를 열고 초대하는 자리 같아요. 다양한 음식들을 차려놨으니 만나서 같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얼굴도 한 번 봤으면 좋겠다는 느낌이에요.”(서상준·드럼)



델리스파이스가 차려놓은 다양한 요리를 즐기기 위해 딱 한 가지 준비할 것이 있다. 7집 앨범에 대한 철저한 예습이다.



“이번 콘서트에선 신보에 있는 곡을 많이 연주하기 때문에 7집 앨범을 많이 예습해오셨으면 좋겠어요. 곡을 익숙한 상태에서 들을 때와 생소한 상태에서 들을 때는 몸부터 다르게 반응하니까요. 서로 깊게 소통하고 교감 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이요한·키보드)



공연은 이달 17일 오후 7시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막을 올린다. 1층 스탠딩석과 2층 좌석이 모두 7만7000원이다. 티켓은 인터파크, 예스24, 맥스티켓에서 구입할 수 있다.

▶ 문의=02-3445-9650





<한다혜 기자 blushe@joongang.co.kr/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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