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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민의 부자 탐구 ⑬ 주식 부자들의 비밀

중앙일보 2011.12.13 03:30 Week& 7면 지면보기
부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한국인은 부자 자체를 우상화하려 한다. ‘부자란 특별한 사람이다’고 믿는다. 이런 믿음은 역설적으로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한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부자에 대한 환상을 가지거나 또는 막연히 질시하고 미워하게 된다. 누구나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기에 부자가 특별히 남과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부자가 되기 위한 행동을 하면 될 수 있는 것이 많다.


부자는 대중의 공포감에 휩쓸리지 않는다

 요즘처럼 유럽 재정위기라는 해외 상황에 의해 주가가 요동칠 때, 우리 시장이 반응하는 정도는 다른 국가에 비해 유난히 심하다. 이런 현상을 외국 자본의 유출 등으로 설명하려 한다. 하지만 핵심은 안정성을 추구하는 한국인의 투자심리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더욱더 정답을 찾으려 하는 한국인의 심리 때문에 시장이 출렁인다.



 부자가 되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누구나 부자가 되기 힘든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주식시장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행동이다. 어떤 사람이 주식에서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하나 더 고려해야 하는 것은 ‘무엇을?’이다.



 “증시 폭락으로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가 만연할 때가 바로 주식시장 진입의 적기다.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이란 시장에서 그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핵심이다. 투자가치만 있다면 현 시점에서 다소 비싸더라도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이 맞다. 증시에서는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 하기보다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는 것이 더 수익률이 좋다. 현재 우리 증시는 국내 모멘텀보다 해외 변수의 흐름에 연동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을 압박하는 위협 요소들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익숙한 말인가? 그렇다면, 당신은 주식시장을 통해 부자가 되려는 사람이다. 혹시 다음의 생각에는 동의하는가?



 “나와 내 가족이 재미있게 사는 것이 내 인생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돈을 버는 목적은 무엇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한 것이다. 남과는 다른 나만의 개성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족은 무슨 일이 있어도 똘똘 뭉쳐야 한다.”



 만일 여기에도 동의한다면, 당신은 아주 전형적인 주식 투자로 부자가 되려는 사람이다. ‘주식 투자=기회의 장’으로 본다. 하지만 부자가 되기 힘들다. 무엇보다 자신들이 정답이라고 믿는 것을 이야기하려는 심리 때문이다. 그런데 정답을 말하지만, 실제 행동은 따로 한다.



 스스로 자기 스타일이 있다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자기 논리를 대며 따를 가능성이 크다. 시장의 변동 속에서 좋은 기회를 잡고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보이려 하며, 또 멋진 학벌과 명품으로 그렇다는 것을 드러낸다. ‘자기 가치’나 ‘개성’보다 일단 남들 눈에 그럴듯한 정답을 보여주려는 모습이다. 겉으로는 돈을 잃을 가능성은 없는 것처럼 보이려 하나, 심리 저변에는 공포감이 깔려 있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나 냉정한 눈보다는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삶을 즐기려는 마음이 강하다. 그렇기에 더 막연히 정답이라 믿는 것을 좇게 된다. 우리 증시가 폭락장에서 과도하게 폭락하고, 또 상승장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급상승하는 일이 일어나는 심리적 이유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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