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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의 행복한 은퇴 설계] 들쑥날쑥할 은퇴 생활비, 월지급식 상품으로 확보해야

중앙일보 2011.12.13 03:30 Week& 6면 지면보기
은퇴를 앞두고 나한테 맞는 은퇴생활비를 짜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보통은 매월 얼마씩 필요한지를 따지곤 하는데 실제로는 매월 일정 금액의 생활비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사실 은퇴생활비는 생각보다 들쑥날쑥하기 때문에 이 방식으로 살려면 매월 받는 돈을 모으든 빌리든 복잡한 자금관리를 해야 한다. 게다가 은퇴생활 중간에 목돈 들어갈 일이 한번 생기면 그마저도 다 무너질 계획들이다.



 과거 30여 년 사는 동안 같은 월급으로 살아온 사람은 없다. 때 되면 보너스가 나오고, 자그마한 투자로 약간의 용돈도 생기고 적금으로 목돈도 만지며 살았다. 은퇴생활비를 짜는 것은 마치 내가 앞으로 30년 이상 살아야 할 새 집을 손수 짓는 것과 같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 땅을 다지고 그 위에 나만의 단층집을 올리는 것이다. 이 단층 집을 짓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IMF 외환위기 전에는 예금금리가 10%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에 은행에 목돈을 넣어 나오는 이자만으로도 이것을 만들 수 있었다. IMF 이후에는 금리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목돈을 보험사에 넣어 놓고 매달 연금으로 받는 즉시연금이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글로벌 위기 이후 금리가 더 낮아지고 물가도 불안해지면서 연금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월지급식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이 본격적으로 은퇴상품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월지급식 상품을 사용하는 예를 보자. 은퇴자금 중 2억원을 월 0.5% 지급상품에 넣고 1억원은 분기 1.5% 지급상품에 넣는 경우를 보자.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에서 매월 나오는 돈 외에 매월 100만원이 추가되면 약 300∼400만원 내외의 생활비가 나온다. 여기에 분기마다 보너스처럼 150만원이 나온다.



이때 매월 나오는 돈 중에서 50만원씩을 각각 3년과 5년 정도의 적립식펀드에 넣으면 두 아이의 학비나 결혼자금 등에 보태는 데 요긴히 쓸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물가 때문에 원금이나 거기서 나오는 지급금의 가치는 떨어지겠지만 원금이 있고 나이 들수록 필요한 돈도 주니 자연스럽게 균형이 맞을 법하다.



 이처럼 월지급식 상품은 다양한 운영방법을 사용해 수익률은 높이고 여기에 연금처럼 매월 지급한다는 기능을 연결한 은퇴상품이다. 이 상품은 원금을 유지하고 수익률만 매월 지급하느냐, 아니면 원금을 포함해 일정 금액을 나누어 주느냐로 크게 구분된다. 사실 보험사의 즉시연금도 일종의 원금을 나누어주는 월지급식 상품인 것이다. 증권사들의 월지급식 상품은 기대수익률이나 돈을 받는 시기와 방법, 중도해지 등이 매우 유연하기 때문에 나만의 은퇴생활비를 짤 때 상대적으로 유용하다. 문제는 투자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위험이 따른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요즘은 기대수익률을 낮춰 안정성을 높인 월지급식 상품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김진영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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