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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시장 50조로↑… 수익률은 역주행

중앙일보 2011.12.13 00:50 경제 9면 지면보기
근로자의 마지막 보루인 퇴직연금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이 속출하고 있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확정급여형(DB), 비원리금보장 퇴직연금의 올해 3분기(7~9월) 수익률이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신한은행 -7.81%, 우리 -7.08%, 하나 -4.24%, 국민 -4.79% 등으로 모두 원금을 까먹었다.



 연금 운용 손실이나 이익이 개인이 아닌 회사에 귀속되는 DB형은 그나마 무관하다지만, 운용 성과를 가입자 개인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확정기여형(DC)이나 개인퇴직계좌(IRA)도 마이너스이긴 마찬가지다. 두 유형의 비원리금보장 상품 수익률은 -4% 안팎이었다. 지난해 은행권의 퇴직연금 수익률의 경우 비원리금보장형은 연간 10~15.7%, 보장형은 연간 4%대 후반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수익률이 직격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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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의 퇴직연금펀드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 비원리금보장 상품 수익률이 -6.8%였고, 하이투자증권 -1.3%, 한국증권 -4.63%였다. HMC투자증권만 0.71%로 간신히 원금이나마 지켰다.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한다는 보험권도 나을 게 없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 비보장상품 -3%, 미래에셋생명 -6.59%였고, 교보생명은 무려 -10.02%를 기록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3분기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 경기침체 여파로 주식시장이 불안했고, 저금리가 계속됐기 때문에 수익률이 저조했다”며 “그러나 퇴직연금 적립금 중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이 80% 이상이기 때문에 가입자의 실제 손실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리금보장 상품의 수익률 역시 대부분 1년 만기 예금 금리 수준인 4%대에 머물러 물가 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2007년 2조8000억원에서 2010년 29조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 말에는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규모는 이렇게 커지는데 운용수익률은 들쭉날쭉하다 보니 안정적인 노후 설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특정 기간의 수익률보다는 변동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증권 권용수 퇴직연금솔루션팀장은 “퇴직연금은 장기투자 상품이므로 3분기 수익률뿐 아니라 최근 몇 년간의 변동성이 얼마나 낮은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새로 퇴직연금에 가입할 때 직전 분기의 수익률이 가장 높은 금융회사를 고르는 경우가 많은데 꾸준한 성과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또 DC형과 IRA 가입자는 비원리금보장 상품과 원리금보장 상품의 비중을 스스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률을 확인하고 비중을 조절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실적이 매우 나쁠 경우 다른 금융사로 옮기는 것도 그나마 수익률을 방어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대기업의 경우 일반적으로 퇴직연금 운용사를 복수로 선정한다.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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