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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늘어난 농협·신협 가계대출이 수상하다

중앙일보 2011.12.13 00:34 경제 4면 지면보기
은행권 대출 규제를 틈타 가계대출을 마구잡이로 늘린 상호금융조합을 향해 금융감독원이 칼을 빼 들었다.



 금감원은 최근 자산이 대폭 늘어난 농협과 신협의 단위조합을 골라 조만간 현장점검을 벌일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금감원은 일부 조합이 주택담보대출상품을 판매하면서 최대 70%인 담보가치인정비율(LTV)을 지키지 않고 규정 이상으로 돈을 빌려준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조합의 사업영역 밖의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권역 외 대출에 대한 LTV 상한선(60%)과 비조합원에 대한 대출 비중 준수 여부 등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금감원은 내년 2월까지 계속될 현장 점검에서 단위조합의 위법 또는 부당 행위가 드러나면 엄중히 제재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최근 농협과 신협에 외형 확장을 자제하고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라는 공문도 보냈다. 대출 희망자의 채무상환능력을 철저히 확인하는 등 신규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연체가 발생한 부실대출은 적극적으로 상각·매각하라는 내용이다. 또 부정적인 국내외 경제 전망을 고려해 새해 영업목표를 안정적으로 설정하고 경제여건이 좋아질 때까지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했다.



 상호금융조합에 대한 현장 점검은 이들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3분기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9조6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5조4000억원)보다 70% 이상 많다. 여기엔 은행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된 데 따른 ‘풍선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올 들어 7월까지 상호금융조합의 월평균 대출증가율은 0.47%였지만 은행의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된 8월 이후 0.91%로 높아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계의 채무상환능력 약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상호금융조합의 대출이 급증한 탓에 부실화 우려가 커졌다. 현장 점검을 통해 상호금융조합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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