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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적게 자는 학생일수록 술·담배·자살 유혹 크다

중앙일보 2011.12.13 00:31 종합 22면 지면보기
서울 광진구의 고2년생인 김모(17)군은 요즘 새벽 5시까지 공부하다 잠이 든다. 기말고사 기간이기 때문이다. 4시간도 채 못 자고 일어나야 한다. 평상시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수면시간은 평균 5시간 정도밖에 안 된다. 이 때문에 학교에서는 짬짬이 책상에 엎드려 쪽잠을 잔다. 잠이 부족하다 보니 신경이 늘 예민해 부모나 친구에게 짜증도 곧잘 부린다. 김군은 “가끔 너무 힘들어 사고를 치고 싶은 맘도 든다”고 말했다.


전국 중·고생 8만 명 조사

 잠을 적게 자는 청소년들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일탈행위를 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1년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 조사’ 결과다. 전국 800개 학교의 중1년부터 고3년까지 약 8만 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에 따르면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중학생이 7시간5분, 일반고 학생은 5시간32분, 특성화고 학생은 6시간13분이었다. 미국 중학생(8시간12분), 고교생(7시간12분)의 평균시간과 차이가 많다. 미국 국립수면재단이 권고하는 청소년 수면시간(8시간)에 미치지 못하는 중학생이 74.8%, 일반고 학생은 97.7%, 특성화고 학생은 89.8%나 됐다. 질병관리본부 건강영양조사과의 김윤정 책임연구원은 “밤늦게까지 학원에 다니거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인터넷 게임을 하느라 수면시간이 줄어드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 같은 짧은 수면시간이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게 부추기는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균 8시간 이상 자는 중학생들의 흡연율과 음주율은 각각 6%와 10.4%였다. 반면 평균 5시간 미만을 자는 경우는 흡연율(10.1%)과 음주율(20.1%)이 모두 높게 나타났다.



 특히 잠을 적게 자면 자살충동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홍승봉(대한수면학회장) 교수는 “잠이 부족하면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유발 호르몬이 많이 분비돼 감정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고 우울지수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흡연이나 음주, 게임중독에 빠지거나 자살을 생각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실제 하루 평균 5시간을 못 자는 중학생은 61.8%가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또 33.5%는 최근 1년 동안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했다. 반면 잠을 8시간 이상 자는 중학생은 32.4%만이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고 적었다.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비율도 15.4%로 절반가량이었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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