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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전화해 학생들 깨우는 선생님 … “나부터 모범 보이겠다” 담배 끊은 선생님

중앙일보 2011.12.13 00:29 종합 25면 지면보기
6일 오후 서울 은평구의 특성화고교인 선일이비즈니스고.


교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 이렇게 해보면
선일이비즈니스고 의 특별한 지도

 졸업을 앞둔 3학년생 대부분이 오전 수업만 마치고 돌아가 교내는 비교적 조용했다. 그런데 학생 14명이 남아 있는 교실이 눈에 띄었다. 모두 독후감을 쓰고 있었다. 학기가 끝날 때마다 상·벌점을 결산해 점수가 낮은 학생들에게 참여토록 하는 ‘성찰교실’이었다. 방과후 빈 교실을 이용해 운영된다.



 수능시험 이후 대다수 학교가 학생지도에 손을 놓고 있지만 이 학교에선 성찰교실 출석률이 100%에 달한다. 김모(18)양은 “선생님들을 끝까지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아 더 열심히 참석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2008년 체벌을 금지했다. 체벌이 시대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독서와 독후감 작성을 위주로 한 성찰교실을 도입했다. 그 결과는 탁월했다. 매년 10여 차례씩 학생 징계를 위해 열리던 선도위원회가 지난해와 올해엔 한 번도 없었다. 2009년엔 서울시교육청이 생활지도 우수학교로 선정하기도 했다.



 다른 학교에도 유사한 제도가 있지만 이 학교가 특별히 성찰교실에 성공한 비결은 교사와 학생 간의 두터운 신뢰였다. 무엇보다 교사의 솔선수범이 주효했다.



 26년째 생활지도를 맡고 있는 신덕균(51) 교사는 매일 저녁이면 서너 명의 학생에게 전화를 걸어 고민을 들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서는 매점에 돈을 맡겨 놓고 언제든 빵과 우유를 먹을 수 있도록 했다.



 하루 한 갑씩 피우던 담배도 7년 전 끊었다.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지난해엔 그의 제안으로 다른 교사들도 금연에 동참했다. 금연을 선언한 교사 5명은 흡연으로 적발된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매주 흡연 측정기 검사를 받았다. 그 덕에 교내에선 담배 냄새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한다.



 신 교사는 “교사가 학원강사와 다른 건 전인교육을 한다는 점”이라며 “제자들에게 존경받기 위해서는 교사가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첫 고3 담임을 맡은 김숙례(29) 교사는 지난 1년간 아침 6시 출근 버스를 타는 순간부터 학교에 도착할 때까지 반 학생 22명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잠을 깨웠다. 취업엔 성실성이 가장 중요한데도 학생들의 결석과 지각이 잦았기 때문이다. 통상 1년 동안 한 반에 20~30일 정도 결석이 기록되지만 김 교사 반에는 결석이 단 하루도 없는 이유다. 수능이 끝난 뒤 학생 20여 명이 생활지도 교사들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 심모(18)양은 “예의 바르고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가르쳐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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