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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루빈스타인 1961년 카네기홀 쇼팽 연주 다시 만난다

중앙일보 2011.12.13 00:17 종합 28면 지면보기
루빈스타인
1961년 10월 30일. 미국 뉴욕 카네기홀.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Arthur Rubinstein)이 무대 앞에서 ‘90도’로 허리를 굽혀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자 관객들이 박수로 화답했다. 당시 그의 나이 75세. 루빈스타인은 이날을 시작으로 12월까지 10차례에 걸친 ‘마라톤 독주회’를 이어갔다.



 카네기홀은 한 해 전,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스비야토슬라프 리히터(Svjatoslav Richter)가 미국 데뷔 연주를 한 그곳이다. 리히터는 7차례의 독주회 무대에서 관객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18살이나 어린 ‘리히터’를 의식한 듯 그는 카네기홀 공연을 통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마라톤 독주회가 진행되는 동안 한 차례로 같은 곡을 연주하지 않았고, 공연 수익은 ‘음악가를 위한 긴급 펀드’ 등 자선 단체에 모두 기부했다.



세계 최다 앨범 구성(142장의 CD)으로 기네스에 신청된 루빈스타인 전집 앨범.
 카네기홀 연주 실황은 그 이듬해인 62년 쇼팽의 곡들은 빠진 채 52분 분량만 발매됐다.



당시 영국의 음악잡지 그라모폰은 “스테레오 음질이 놀랍도록 훌륭하고 관객들도 조용하다”고 평가했다. 녹음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당시 음반에는 관객들의 기침 소리도 그대로 담겨있었다.



 소니뮤직은 최근 피아니스트 루빈스타인 정규 녹음 전집 앨범을 발매했다. 142장의 CD로 구성된 전집 앨범에는 그 동안 공개되지 않은 카네기홀 연주 실황을 담은 CD 3장도 포함됐다. ‘쇼팽의 교과서’로 불린 루빈스타인이었지만 팬들은 그가 카네기홀에서 연주한 ‘쇼팽’을 만날 수 없었다. 61년 11월 10일과 12월 10일 공연 실황이 담긴 이번 음반에서는 루빈스타인이 들려주는 완숙한 피아노 소리를 만끽할 수 있다.



 루빈스타인 스스로 “(음악은 악보를 꺼내는 것처럼) 주머니에서 꺼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꺼내는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카네기홀 실황 음반은 마음에서 꺼내는 ‘루빈스타인표’ 쇼팽을 들려준다.



 그가 연주 실황 녹음을 꺼려한 탓에 발매된 앨범 중 라이브 음반은 상대적으로 적다. 이번 전집은 단일 아티스트의 박스 세트 앨범으로는 세계 최다 앨범 구성으로 기네스에 신청이 된 상태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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