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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조형 핵장치 이용한 도심 테러 대비해야”

중앙선데이 2011.12.11 04:00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100여 일 앞으로 본지·JTBC 김성환 외교장관 공동 인터뷰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18일이면 100일 남는다. 내년 3월 26~27일 50여 개국 정상이 서울에 모여 핵 테러 대책을 논의한다. 중앙SUNDAY·JTBC는 9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났다. 그는 “핵 안보는 원자력 강국인 한국과도 연관성이 큰 문제”라고 했다. 지금까진 북한 핵무기만 신경 썼지만 이젠 핵 테러까지 걱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음은 일문일답.

 

-핵 안보가 무엇인가.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핵 안전이 더 큰 이슈가 아닌가.

“지난해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도 많은 국민이 ‘그 문제가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느끼는 듯했다. 그렇듯 핵 안보도 낯설게 들릴 수 있다. 핵 안보는 극단적 형태의 테러인 핵 테러를 막으려는 노력으로 우리 모두의 평화와 관계된 문제다. 핵 물질이 테러리스트 손에 들어가 핵 테러로 이어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것이다. 테러리스트의 핵 물질 탈취뿐 아니라 원자력발전소 공격도 핵 테러로 이어질 수 있다. 핵 안보는 이를 막기 위해 핵 물질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고 원자력시설 방호를 강화하자는 국제적 노력이다. 한국에도 현재 21기의 원전이 있고 13기를 추가로 계획한다. 그런 시설을 공격하고 운송하는 핵 물질을 탈취할 가능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안전 문제가 중요해진 점에 대해 참여국들이 동일한 인식을 갖고 있다. 서울 회의에서는 한 세션을 핵 안전에 할애하며 여기서 핵 안전과 핵 안보의 연계 문제를 집중 논의한다.”

(정부 당국자는 익명으로 “지금까지 알카에다 같은 테러집단의 공격이 없었다고 한국의 원전시설이 테러에서 자유롭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공개적으로 북한이 위협 주체라고 말하진 못해도 이는 핵 안보 논의 밑에 깔려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 서울 회의에 거는 기대는.

“2010년 워싱턴 회의에서는 예를 들어 고농축우라늄의 사용을 최소화하자는 합의가 나왔다. 서울 회의는 이를 구체화하는 실질방안을 논의한다. 한국이 마침 그럴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저농축우라늄을 고밀도 분말로 만들어 고농축우라늄 대신 연구용 원자로에 사용토록 하는 것이다. 이런 기술을 서울 회의에서 발표한다. 특정 국가와 합작해 그 나라에서 실제 시연도 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다. 또 핵 물질이나 방사능 물질이 이동할 경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위치정보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도 있다.”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의 조희용 부단장은 “이 기술은 한국만 갖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기술로 한국·미국·프랑스·벨기에 4개국이 시범사업을 하고, 성공하면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하는 여러 국가, 특히 독립국가연합(CIS)에 관련 기술을 무료로 제공할 생각도 한다. 그렇게 되면 한국이 국제사회의 핵 안보를 크게 증진시킬 수 있다. 핵 물질 이동 모니터링 기술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핵 테러가 걱정되나.

“최악은 테러리스트들이 무기급 핵 물질인 고농축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손에 넣고 이를 급조형 핵장치(IND)로 만들어 도심 한복판에서 터뜨리는 것이다. 그 외에 원자력시설을 공격해 방사성물질을 대량 유출시키는 것, 재래식 폭발물에 방사성물질을 결합시킨 더티밤(dirty bomb)을 터뜨리는 것도 우려된다. 그렇게 되면 인명 손실은 물론이고 해당 지역은 폐허가 될 것이며 세계 경제는 급랭할 것이다.”



-그런 회의라면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나 이란 대통령을 초청해야 하는 것 아닌가.

“(김 위원장이) 현재는 초청이 안 돼 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을 다한다면 (김 위원장을) 초청하겠다고 말했었다. 북한이 그 말의 진정성을 잘 검토하고 이해하길 바란다.”



-핵 안보도 중요하지만 한국에선 당장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가 문제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4차 협상이 끝났는데 논의 성과가 있나. 한국이 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요구했다는 말도 있다.

“재처리 문제는 계속 협의하고 있다. 협정이 만료되는 2014년 3월까지 시간이 있으므로 의견차를 좁혀 가는 과정에 있다. 일각에 ‘한국이 재처리 권리를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음을 유념하고 있다. 그런 상황도 다 감안해 협상 중이다. 의미 있는 진전도 있었다. 양국은 파이로 프로세싱 공동 연구를 올해부터 10년간 추진하기로 했다. 결과가 긍정적이면 협정에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파이로 프로세싱=무기급 플로토늄을 분리할 수 있는 재처리 기술. 건식 재처리로도 불린다. 이렇게 처리하면 사용후 핵연료의 부피를 2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미국이 요청한 대이란 추가 제재 대응은.

“이란 핵 문제는 북핵과 더불어 국제사회의 우려다. 기본적으로 우리 정부도 이란 제재에 동참해 왔다. 미국이 이번에 새 제재를 요구해 왔는데 기본 입장은 할 수 있는 제재에 동참한다는 것이다. 조기 시행이 가능한 부분은 우선 조치를 취할 것이다. 원유 수입 문제는 미국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받고,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은 하는 노력을 할 것이다. 그런데 미국에서도 관련 법안이 당장 시행되는 게 아니고 하원을 통과해도 6개월 유예기간이 있다. 그 사이 여러 검토를 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다.”



-6자회담이 모멘텀을 잃었다. 게다가 내년엔 한·미·중의 지도부도 모두 바뀐다. 회담 재개 전망이 낮지 않은가.

“예단하지 않고 상황을 좀 더 두고 보라. 이 문제는 결국 북한이 어떤 태도를 취하고 나오는지에 달려 있다. 공은 북한에 가 있다. 북한도 국제사회와 6자회담 참여국이 뭘 원하는지 잘 안다. 북한이 여러 결정을 내리길 기다리고 있다.”



-한·미 미사일 사거리 연장 협의는 어떻게 되고 있나.

“협상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 미사일 운용을 미국과 상시 협의 해 왔고, 최근의 안보적 상황을 감안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가 북한에 영양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한국도 대북 식량 지원을 계획하나.

“유엔세계식량계획(WFP) 평가에 따르면 올해 북한은 작황도 좋고 생산도 늘었다. 장마당도 많이 생겨 주민들이 식량을 국가 배급에만 의존하지 않고 물물교환으로 획득하는 노력을 한다. 따라서 현재 상황이 아주 특별히 더 어려운 건 아니다. 그럼에도 내년 봄께 식량 부족현상이 심각할 걸로 예상한다. 우리 나름대로 인도적 지원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식량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지가 관건이다. 평양이 아니라 실제로 어려운 지방에 우리가 직접 식량을 주고 모니터링이 제대로 된다면 얼마든지 전향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다. 영양 지원이든 식량 지원이든 실제 수요자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늘 긍정적으로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



-마지막으로 남북 정상회담의 가능성은 어떤가. 추진 중인가.

“말하기 어렵다. 단 우린 일부러 남북 정상회담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의도도 없고. 그러나 남북 간 관계가 잘 진전돼 할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면 피하지도 않을 것이라고만 말하겠다.”



정리=전수진 기자 sujiney@joongang.co.kr

만난 사람=안성규 외교·안보 에디터






급조형 핵장치(Improvised Nuclear Devices)=핵폭탄의 위력은 갖지 못하는 급조된 장치이지만 핵분열을 일으킬 수 있도록 고안된 폭발물이다.

더티밤(dirty bomb)=공식 명칭은 방사성물질 비산장치(RDD), 다이너마이트와 같은 재래식 폭탄에 방사성물질을 결합시켜 만든다. 피해 규모가 핵 테러엔 못 미치지만 핵심 원료인 방사성물질이 연구소·병원 등에 널리 사용되고 따라서 접근이 쉽기 때문에 취약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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