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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후기 아스피린 복용은 심장 기형 유발 위험

중앙선데이 2011.12.11 02:29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원장원의 알기 쉬운 의학 이야기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서연(수애 분)과 지형(김래원 분)의 행복한 결혼 생활도 잠시, 서연이 임신 8주인 사실을 알게 되고 건강한 아이를 낳기 위해 치매 약물의 복용을 중단하기로 결심하는 과정은 시청자들의 애를 태우게 만들었다.



많은 경우 생리를 거르고 나서도 한참 지나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기 때문에 임신 중에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후 2주 동안, 즉 마지막 생리일 2주 후부터 30일 사이에는 문제가 될 위험이 있는 약을 먹었더라도 그대로 유산되어 버리거나 유산되지 않으면 완전히 회복돼 기형이 유발되지 않는다. 소위 ‘모 아니면 도’로 생명의 신비로운 선택현상인 것이다. 그러나 수정 후 2주부터 8주(즉 마지막 생리일로부터 35~70일)까지는 태아의 중요한 장기들이 생성되는 시기로 이 기간에 기형 위험이 있는 약을 복용하면 심한 기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즉 손가락이나 발가락의 기형, 언청이, 심장기형 등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수정이 된 지 8주 이후에는 모양을 갖춘 장기들이 더 커지면서 기능이 완성되어 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위험한 약을 복용하면 발달장애 같은 기능 저하나 가벼운 기형이 나올 수 있다.



일반적으로 출산한 태아에 기형이 발생할 확률은 3~5% 되는데, 많은 산모들이 태아의 기형은 모두 임신 중 약물 복용 때문으로 아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약물로 인해 태아의 기형이 발생하는 경우는 전체 기형의 4~5%에 불과하다고 한다.



기형 유발의 위험이 높아 임신 중에 반드시 사용을 금해야 할 약물은 30개 정도다. 고혈압약 중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 콜레스테롤 저하제, 일부 여드름치료제인 레티노이드, 항응고제인 와파린, 일부 간질치료제, 항암제, 그리고 항생제인 테트라사이클린 등이 대표적인 약물이다.



반면 임신부에게 안전하다고 확실히 알려진 약은 전체 약제 중 1%도 안 된다. 결국 상당수의 약물은 임부에게 안전한지 아닌지에 대한 자료가 없는 것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임신부를 대상으로 약물의 안정성을 조사하는 임상시험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약사로서는 무조건 약물 주의사항에 임신 중 복용 금기로 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임신 중에 약물을 복용했다고 무조건 임신중절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의사와 충분한 상의가 필요하다.



특히 임부가 간질, 당뇨병, 갑상선기능항진증, 결핵 등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임신 초기라 하더라도 치료가 필요하다. 이러한 질환 자체가 태아에게 이상을 줄 위험성이 약물에 의한 위험성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임신 중에 소화 장애가 있거나 감기에 걸리면 어떻게 할까.



대부분의 제산제는 기형 유발 위험이 없으며, 위궤양 치료제인 씨메티딘, 라니티딘도 대체로 안전한 약이다. 멕소롱 같은 위장관 운동 촉진제도 대체로 안전한 약물이고 대부분의 변비완화제도 특별히 금기증이 없으니 의사와 상의 후 복용이 가능하다. 감기 약물 중 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은 적정량만 사용한다면 안전하다. 반면 아스피린은 임신 후기에 사용하면 일부 심장 기형이나 출산에 따른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코감기 약에 포함되는 슈도에페드린이란 약은 일부 기형아 발생의 위험성이 제기된 바 있다. 임신부라도 너무 아프면 태아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참지만 말고 의사를 찾아가는 것이 좋겠다.



경희대 의대 교수 가정의학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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