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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서, 벤츠 검사 … 잇단 비리 힘센 만큼 믿음 못 주는 검찰

중앙일보 2011.12.09 00:58 종합 6면 지면보기
내우외환(內憂外患). 대한민국 검찰이 처한 요즘 상황이다. ‘벤츠 여검사’ 사건은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검찰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국무총리실 검경 수사권 조정안도 비판 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대구지검 백혜련(44) 검사가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글을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남기고 사표를 제출해 파문이 일었다.


신뢰도 추락, 대책은 없나

 이와 관련, “검찰 위기를 불러온 적은 내부에 있다”는 진단이 많다. 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심재륜 전 고검장은 “권력 상층부 비리에는 손을 놓고 있는 것처럼 국민에게 비친다”며 “검찰의 수사 능력과 의지가 과거에 비해 떨어지는 것도 신뢰 추락의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사 개개인이 수사력을 키우고 검찰권의 중립·독립을 지켜낸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 출신인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은 “번번이 제 식구를 감싸 는 행태도 신뢰를 떨어뜨린다”며 “원칙과 기준이 바로 선 검찰권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폰서 검사’ 사건 대검 진상규명위원장을 지낸 성낙인 서울대(헌법학) 교수는 “검사 부패사건이 터질 때마다 대책 마련보다는 조직 보신에 안주해 왔다”며 “검찰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한 감찰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서울중앙지검 한 부장검사는 “특수수사에 대한 수뇌부의 흔들림 없는 의지와 정교한 수사만이 신뢰 회복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의 영향력과 신뢰도에 대한 인터넷상의 여론 역시 극명하게 엇갈리는 결과를 보였다. 인터넷 여론 분석기업인 다음소프트에 의뢰해 2008년 이후부터 이달 6일까지 총 2억2000여만 건의 블로그 문서를 분석했다. 그 결과 검찰과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된 사건들은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지난해 4월 한명숙 전 총리 수사, 올 10월 이국철 SLS 회장 폭로 사건, 최근의 ‘벤츠 여검사’ 사건 등이었다. 당시 블로그상의 텍스트가 검찰을 긍정·중립·부정적 감성 중 어느 쪽으로 나타냈는지 들여다봤다. 부정 감성어는 ‘비판’ ‘고통’ ‘안타깝다’ ‘편파적’ 등의 단어로 검찰을 지칭한 경우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검찰에 대한 부정적 감성은 77.8%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왔다. 또 한 전 총리 수사(72.2%), 이국철 SLS 회장 폭로(66.2%), 벤츠 여검사 사건(62.1%) 때도 부정적 감성이 압도적이었다. 이들 사건이 검찰에 대한 지속적인 신뢰도 저하에 직접적 영향을 준 것으로 여겨진다.



탐사팀=이승녕·고성표·박민제 기자





영향력·신뢰도 어떻게 조사했나



유선전화 RDD(무작위 전화 걸기) 방식을 활용해 지난 10월 4일부터 6일까지 조사한 뒤 분석 과정을 거쳤다. 이번 조사의 표본은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른 할당추출법으로 선정했다. 최대 허용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4.0%포인트, 응답률 평균은 17.5%다. 조사 대상 조직별로 영향력과 신뢰도를 각각 물어보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5점을 ‘보통’으로 해 가장 낮은 경우는 0점, 가장 높은 경우는 10점으로 답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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