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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혁신적 가격경쟁이 시장 무너뜨린다고?

중앙일보 2011.12.07 00:48 경제 12면 지면보기
현대원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스마트폰으로 방송을 보거나 인터넷을 타고 들어온 수백 개의 채널을 넘나들다 보면 낯설게만 여겨지던 ‘방송통신의 융합’이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이런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늘 새로운 비용에 대한 부담이 따른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는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기존 서비스에 묶어 파는 결합상품이 고가(高價)가 아닌 저가(低價) 논쟁에 휘말리고 있는 것이다.



전화·인터넷·위성방송에 새로운 인터넷TV(IPTV) 서비스를 묶은 결합상품의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 논쟁의 중심이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에서는 기술혁신과 소비자 혜택을 내세운다. 경쟁사들은 ‘약탈적 가격’에 따른 시장의 붕괴를 경고한다.



 약탈적 가격의 대표적인 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넷스케이프 간의 웹브라우저 전쟁이다. 당시 브라우저 시장의 선두주자였던 넷스케이프가 MS의 인수 제의를 거부하자 MS는 익스플로러를 개발했다. 이를 윈도에 포함시켜 무료로 배포하자 결국 넷스케이프는 도산했다. 미 법무부는 MS의 전략을 약탈적 가격이라 정의하고 반독점법 위반 행위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이 시장 경쟁체제를 무너뜨려 독점에 이르렀다고 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방송통신 융합서비스는 경쟁을 해칠 가능성이 있을까. 현재 시장에는 단체계약을 통한 초저가 상품 등 다양한 가격 선택권이 존재한다. 또 세계적 ‘방통 융합’ 추세에서 스마트TV와 같은 다양한 유형의 서비스와 결합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무수히 많은 잠재 경쟁자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결합상품의 등장은 자연스러운 시장의 흐름이다. 따라서 결합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약탈적 가격이 아니라 결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가격의 혁신으로 봐야 할 것이다.



 또 다른 판단의 기준은 소비자들이 돼야 한다. 생산자가 가격을 결정하는 시대는 이미 과거 산업사회의 패러다임이 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상품 디자인에서부터 가격까지 결정력을 가지는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경제적 부담까지 줄여줄 수 있는 혁신적 가격의 결합상품이 더 많이 등장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현대원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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