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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민의 부자 탐구 ⑫ 부자 되는 사람의 심리

중앙일보 2011.12.06 04:00 Week& 7면 지면보기
‘주식 투자’로 부자가 되는 사람에겐 특별한 심리가 있나요? 본 칼럼을 읽은 독자가 보내온 질문이다. ‘어떤 사람들이 주식 투자에 성공하는가’라는 질문 같았다. 주식 투자 전문가들은 ‘정석을 따르면서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 ‘좋은 종목을 고르는 안목을 가진 사람’ ‘장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사람’ 등으로 응답한다. 심리학자에게는 ‘모른다’는 말처럼 들린다.


회장님이 중국집서 시키는 요리는 곰 발바닥? 짜장면!

 투자심리의 측면에서 보면 전문가들의 조언은 ‘점쟁이’가 내 삶의 성공 가능성을 얘기하는 것처럼 들린다. 결과적으로 내가 어떤 것을 더 믿고 싶어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불확실한 우리 인생처럼 전문가의 얘기는 점쟁이의 추측과 별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



 독자들은 이 글을 통해 ‘부자들의 특별한 심리’ ‘부자들만의 내밀한 사생활’ ‘부자 되는 방법’ 등을 더 알고 싶다고 했다. 우리 사회에서 부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분명한 심리적·인간적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의 반영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부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심리적·인간적 차이는 없다. 단지 ‘돈을 많이 가졌느냐, 그렇지 않으냐’의 차이뿐이다. 한국인은 이것을 잘 믿지 않으려 한다. ‘돈이 사람을 바꿀 것이고, 돈으로 인생이 달라진다’고 확신한다. ‘부자를 동경하고, 부자가 되면 삶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한국인의 심리코드다.



 부자의 인간적 모습은 일반인과 그리 다르지 않다. 수천억원의 재산을 가진 부자라도, 동네 중국집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즐겨 먹는다. ‘곰 발바닥’ 요리를 먹지 않는다. 재벌 회장님이 직접 해 준 말이다.



 대부분 자신이 어릴 적에 좋아했던 음식을 먹으려 한다. 자신에게 잘해 주고 편하고 즐거운 사람과 시간을 보낸다. 부자가 특별하고, 뭔가 다른 생활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할 때 ‘돈’이면 다 된다고 믿는다.



 그러나 우리의 막연한 믿음과 달리 ‘돈’이 ‘사람’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단지 대다수 사람이 ‘돈을 가졌느냐, 아니냐’로 어떤 사람을 다르게 볼 뿐이다. 돈을 가지면 타인이 자신을 과거와 다르게 봐 주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이 달라지지 않는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남의 기대에 의존해 살려고 하는 한국인의 마음일 뿐이다. 꿈을 가진 사람은 꿈이 없는 사람과 다르게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돈을 많이 가졌다고 그 사람의 인생이 달라지지 않는다. 단지 달라진 것처럼 보일 뿐이다.



 인생의 정답을 ‘돈’으로 생각하면 할수록 더욱 부자가 되기 힘들다. 남들이 봐 주는 삶을 살려 하기 때문이다. 잠시 남에게 부자로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계속 가진 것처럼 보이기 힘들고, 단지 자식의 운명을 다르게 만들 뿐이다. 부자라서 ‘안 먹어도 배부른’ 그런 일은 없다.



 부자는 분명 부자의 심리를 잘 안다. 부자가 아닌 사람들은 안타깝게도 이것을 잘 공감하지 못한다. 이래저래 부자 탐색은 ‘부자들에게는 당연한 얘기’ 지만, 아닌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얘기가 된다. 당신이 이 글을 읽고 공감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당신의 정체가 확연해진다. 부자인가, 아니면 부자가 될 가능성이 있을까?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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