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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따고 검정고시 … 공부하는 내무반

중앙일보 2011.12.06 01:39 종합 27면 지면보기
“군 복무 때 자격증 따자.” 요즘 군 부대에서는 이런 말이 빈말이 아니다. 자신이 원하면 얼마든지 자격증 취득·검정고시 준비 등 자기계발을 할 수 있어서다. 군 부대도 건전한 병영문화 등을 위해 장병의 ‘열공’을 도와주고 있다.



 해군의 이지스구축함인 율곡이이함은 국가공인 ‘기능장’ 26명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8명, 올 상반기 17명에 이어 하반기에도 8명의 부사관이 기능장을 땄다. 200여 명이 근무하는 함정에서 기능장 26명을 보유한 것은 보기 드문 사례다.



 이들 가운데 조원국(32)상사는 전자기기·통신설비·전기 등 3개 종목에서, 윤용익(41)·김경환(37)상사,주우진(32)·유대규(33)·남지훈(31)중사는 2개 종목의 기능장을 갖고 있다. 기능장은 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6년 이상, 기능사 자격을 취득하고 8년 이상 실무에 종사해야 응시가능하고 시험도 어려워 합격률이 매년 30%에 머문다.



 율곡이이함에는 이런 기능장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부사관만 57명에 이른다. 이들은 내년에 기능장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부대 측은 함정 내 도서실·시청각실에서 자격증 공부를 하고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자격증 시험 응시자에게는 원서접수와 응시를 할 수 있게 외출·외박을 허락하고 교재도 단체로 구매해 제공한다. 자격증을 딴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스터디그룹 운영도 지원한다. 조원국 상사는 “자격증을 따려는 부대원이 많아 함정은 열공 분위기가 가득하다”고 말했다. 남동우 함장(대령)은 “이지스구축함에서 부사관의 전문기술이 전투력 향상과 건전한 병영문화 조성에 도움이 돼 자격증 취득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토 사단인 창원 39사단도 마찬가지. 사단 측은 지난해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모든 장병(4000여 명)이 1개 이상의 자격증을 따도록 하루 1시간 자기계발 시간을 보장하고 사이버 지식정보방을 자정까지 운영하고 있다. 자격증 취득 병사에게는 포상휴가를 갈 수 있는 상점을 준다. 이 때문에 컴퓨터 10여 대가 있는 사이버 지식정보방과 도서관은 늘 장병으로 붐빈다. 대학을 휴학하고 입대한 장병 가운데 300여 명은 소속 대학교가 운영하는 인터넷 강좌를 수강하고 있다. 사단 집계결과 제대자를 포함해 지난해 이후 3600여 명이 워드프로세서 1급, 컴퓨터 활용 1급 같은 1개 이상의 자격증을 딴 것으로 조사됐다.



 사단 측은 또 고교를 중퇴한 사병이 검정고시를 볼 수 있게 전우를 학습 도우미로 배치하고 교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고교졸업 학력 검정고시에 207명이 도전해 67명이 전체합격, 103명이 부분합격(일부 과목 합격)하는 성과를 거뒀다.



 낮에 훈련받고 밤에 공부하는 ‘주훈야독(晝訓夜讀)’의 병영문화다. 사단 솔개연대 허모(19)일병은 “나의 발전을 위해 고졸 학력 검정고시에 도전해 합격했다”며 “부대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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