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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년 된 신풍초교, 화성 복원에 둥지 옮기나

중앙일보 2011.12.06 01:37 종합 27면 지면보기
수원 신풍초등학교는 조선시대 정조 때 지어진 수원 화성행궁 내 우화관(지금의 공무원 관사) 자리에서 1896년 개교했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3층짜리 건물이다. 수원시 화성 사업소는 신풍초교를 광교신도시로 이전시키고 우화관 복원 공사를 할 계획이다. 5일 학교 앞쪽으로 복원한 행궁 일부가 보인다. [정영진 기자]


경기도 수원시가 수원 화성(華城) 행궁 복원사업을 위해 115년 역사를 지닌 신풍초등학교 이전을 추진하고 나서 논란을 빚고 있다. 신풍초는 1896년 2월 수원시 팔달구 신풍동 행궁 우화관(于華館) 자리에 수원군 공립 소학교로 개교했다. 서울 교동초·재동초·진주 중안초·서울 효제초교에 이어 전국에서 다섯째로 오래된 초등학교로 졸업생만 3만 명에 달한다. 화성 행궁은 조선시대 정조 20년(1796년) 축조된 지방관아 겸 왕의 임시 궁궐이다. 화성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소실됐다.

메트로 현장



 최근 수원시와 수원교육지원청은 행궁 복원 2단계 사업을 2014년까지 완료하기 위해 신풍초를 2013년 2월까지 광교신도시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성 내에는 신풍초 외에 남창·연무초와 삼일상고 등이 있으나 신풍초만이 옛 행궁터에 자리 잡고 있어 이전 대상 학교로 결정됐다.



 시는 170억원을 들여 학교 부지를 매입한 뒤 조선시대 정조(1752~1800) 때 지어졌던 우화관과 장춘각(지금의 도서관), 별주(수라간), 분봉상시(제사 준비실) 등 4개 건물을 복원할 계획이다. 화성 성곽 축조 기록인 ‘화성성역의궤’를 토대로 복원하며 모두 80억원을 투입한다.



 학교 운동장에 있었던 우화관은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융릉(화성시 안녕동)을 참배하고 돌아갈 때 수행하던 관리들이 머물던 곳이다. 건물(56칸)은 남향으로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별주는 우화관 맞은편으로 현재 행궁 주차장 부지다. 장춘각은 정조가 군사들의 무예를 구경하던 낙남헌과 정조의 초상화를 모셔놓고 제사를 지내던 화령전 사이에 복원된다.



 이에 따라 신풍초 1∼6년(총 11개 학급) 재학생 210여 명은 내년부터 새 학교 건립 전까지 인근 연무·남창·화홍초교에 분산 수용될 예정이다. 수원시와 수원교육지원청은 이들 학교에 56억원을 지원한다.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화성 행궁을 복원하는 사업을 마냥 반대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부모와 동문회는 이전을 강력 반대하고 있다. 최숙희 학부모 운영위원장은 “우화관 복원을 위해 115년 이어진 교육 현장을 없앤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신풍초 학부모(211명)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81%(153명)가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수원시 화성사업소 곽호필 문화유산관리과장은 “신풍초는 문화재보호구역에 위치해 법적으로 강제수용도 가능하나 반대론자들과 협의해 복원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정영진 기자





◆수원 화성 및 행궁 복원사업=1997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자 수원시가 1999년부터 본격 추진하고 있다. 2025년까지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총 예상 사업비는 1조5000억원(국·도비 포함)이다. 둘레 5.7㎞에 면적 1.3㎢인 화성 안팎의 시설물 109개 중 현재 72개가 복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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