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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의 지휘 … 20억원 가치 인정

중앙일보 2011.12.06 01:32 종합 2면 지면보기
서울시향을 6년째 이끌고 있는 정명훈 예술감독. 이달 31일 서울시향과의 계약 기한이 끝난다.
서울시가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 예술감독 겸 지휘자를 맡고 있는 정명훈(58) 감독과의 재계약을 추진한다.


박원순의 서울시, 3기 재계약 가닥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5일 “(이번 달 31일로 마무리되는) 정명훈 예술감독과의 계약 연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정 감독이 아니면 현재로선 대안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도 정 감독과의 재계약과 관련해 이달 중으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달 중으로 정 감독과 따로 만나 재계약과 관련한 내용을 논의하고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약 조건은 현재와 비슷한 연 2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감독은 2005년 말과 2009년 각각 3년의 임기로 서울시향 예술감독 겸 지휘자로 6년 동안 서울시향을 이끌어 왔다. 최근 이번 달 말로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재계약 여부가 주목을 받았다. <본지 11월 24일자 27면>



 2005년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서울시향 정관에 따르면 예술감독은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 이사장이 제청하고 시장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향 이사장을 비롯해 이사회에서는 정 감독과의 재계약에 대해 이견이 없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이사들 대부분이 정 감독과의 재계약에 동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감독과 서울시의 재계약에 대한 지적은 지난달 17일 서울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장에서 터져 나왔다. 민주당 장정숙 서울시의회 의원은 “정명훈 예술감독에게는 연봉, 지휘료, 여비로 항공료와 렌터카비, 유럽주재 보좌역 등 대외 섭외비, 국내활동 판공비 등 모두 상상을 초월하는 특권적 대우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2010년 한 해에만 20억여원이 정 감독에게 지급된 사실을 공개했다.



 이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정 감독의 고액 연봉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논란은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전 부소장이 지난 3일 ‘정명훈 토목공사식 성과주의’라는 제목의 칼럼을 인용해 트위터에 올리면서 확대됐다. 선 부소장은 그날 “클래식 애호가들의 말씀을 듣고 보니 편견이 많이 섞인 칼럼”이라며 “관련 글은 삭제했고 충분히 알아보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지만 관련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문화평론가 진중권씨도 5일 논란에 가세했다. 팔로어 숫자만 16만 명인 그는 “보수에선 (마르셀) 뒤샹 박스(를) 비싸게 사왔다고 김윤수(전 국립현대미술관장) 해고하고, 진보에선 지휘자 연봉 비싸다고 정명훈 공격하고. 정명훈이면 20억 줘도 됩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예술의 문제는 예술의 논리로 풀어야 한다. 정명훈에게 지휘봉을 맡긴 후 (서울)시향이 어떤 발전을 했는지 그것부터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예술종합대 홍승찬 교수는 “정치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풀어가려다 보니 사안이 더 꼬이는 것 같다”며 “정 감독을 대체할 만한 지휘자가 과연 있는지 현실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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