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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상황 나빠져 … 한국, 제재 동참을”

중앙일보 2011.12.06 01:13 종합 10면 지면보기
로버트 아인혼(사진) 미 국무부 대북대이란제재 조정관은 5일 “이란의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며 “한국도 제재에 동참해 우리와 통일된 메시지를 보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4일 저녁 방한한 그는 주한 미 대사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미국은 전 세계 친구들에게 이란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 국무부 아인혼 조정관

 그는 특히 ‘비외교적 수단’을 언급하며 이란을 압박했다. 그는 “미국은 외교적 해법을 제시하고자 하지만 해결이 안 되면 다른 해법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가능한 한 빨리 강력하고 통일된 방식으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찾은 미 정부 고위 관계자가 우리 당국자와 만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최근 이란 영공을 순찰하던 미 육군 무인정찰기 RQ-170이 격추되는 등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첨예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을 재차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자는 “아인혼 조정관이 방한한 목적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이란 제재와 관련해 미 정부의 새 지침을 받았다고 보기 힘들다”며 “다만 우리 정부가 아직 뚜렷한 태도를 밝히지 않아 재촉하는 의미는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2주 전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 방한 당시 이란 제재에 추가로 동참해 줄 것을 공식 요구했다. 정부는 제재 동참 여부와 수위 등을 놓고 실무선에서 검토하고 있다. 미국이 요구하는 핵심 사안은 석유화학제품 수입 중단이다. 국내 업체들은 이란에서 매년 3억 달러어치를 들여와 국내에서 소비하거나 재가공해 수출한다. 그러나 석유화학제품은 애초 대이란 제재 품목에 포함돼 있지 않은 데다 업체들에 수입 중단을 강요할 수단이 마땅찮은 상태다. 정부 당국자들이 촉각을 세웠던 이란산(産) 원유 수입 문제와 관련해선 아인혼 조정관은 “수입 중단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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