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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그리 좋으면 가라, 오길남 핀잔준 적 있어

중앙일보 2011.12.06 01:12 종합 10면 지면보기
이명박 정부의 초대 대통령실장으로 ‘실세’란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던 류우익(61·사진) 통일부 장관. 주중대사를 역임하고 지난 9월 제36대 통일부 장관에 취임했을 때 세간의 관심은 컸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 지닌 역량으로 경색된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열 수 있을 것이란 기대였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 인터뷰

취임 이후 대북 ‘유연화 조치’로 메시지를 던져 온 그를 5일 만났다.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4층 장관실에서 만난 그는 취임 3개월을 맞아 북한에 하고 싶은 말, 소회 등을 느리지만 직설적인 화법으로 쏟아냈다. 1시간 예정된 인터뷰는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장관의 유연화 조치에 대해 북한의 호응이 미지근하다. ‘청와대 불바다’ 같은 위협이나 하고….



 “우리와 국제사회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니 자극의 도수를 점점 높이고 있는 것 같다. 결코 좋은 게 아니다. 남북관계를 다루는 입장에서 맞대응하진 않겠다. 참을성 있게, 여유를 갖고 보고 있다.”



 -유연화 조치의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유연화 조치의 폭과 깊이를 어디까지 할지 한계를 정해 놓진 않았다. 핵심은 긴장완화다. 그런 방향으로 나름의 경로를 설정하고 있다. 다만 상대가 있는 일이므로 유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의 호응에 달린 문제다. 북한이 남북 관계를 긴장시키는 쪽으로 간다면 그때 한계가 온다.”



 -북한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해 사과할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 기다리는 것 말고 대안이 없는가.



 “사과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안 할 거다’ 하고 치부하면 안 된다. 북한에 그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유연화 조치는 북한에 그런 쪽으로 움직일 수 있는 행동 공간을 만들어 주겠다는 취지다.”



 -이 정권의 마지막 통일부 장관이 될 텐데, 남북관계를 어떤 상태로 마무리하고 싶은지.



 “정권은 달라도 통일을 향한 본질과 목표는 같다. 우선 남북 간에 지나치게 높아진 긴장도를 좀 완화하고, 그 다음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고위급 대화 채널을 확보하는 게 과제다. 재임 중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은 하려 한다. 북한이 심드렁하게 여기더라도 정치·군사적 상황과 관계없이 임산부·영유아·결핵환자 등을 챙기겠다는 것이다. 인도적 사업을 놓고 북한과 기선 잡기 싸움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산가족 상봉은 우리가 먼저 제안할 수 있다. 올겨울 훈훈한 일이 있기를 기대한다.”



 -2012년은 한국은 물론 미국·러시아·중국 등 한반도 주변국 리더십이 모두 변화한다. 북한의 세습 구도나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줄 것 같나.



 “문명적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게 오늘의 세계질서다. 내년엔 그 흔들리는 판 위에서, 판을 짜는 주역들도 바뀐다. 이들이 다뤄야 할 의제도 세계적 재정위기 등 거대한 이슈들이다. 이 가운데 가장 민감한 지역이 한반도다. 국제질서가 이중 삼중으로 요동치는 한가운데에 우리가 서 있다.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매우 엄중한 과제다. ‘통일 외교’가 절실히 필요한 까닭이다.”



 -‘통영의 딸’ 신숙자씨 모녀 구명 운동이 유엔 차원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복안은 갖고 있는지.



 “사실 오길남·신숙자씨 부부는 독일 킬대학 유학 시절 잘 알고 지냈다. 공원에서 신씨의 두 딸(혜원·규원)을 안아주고 유모차도 밀어줬다. 오씨 가족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 큰 연민을 갖고 있다. 유학 시절 오씨와 생각이 달라 논쟁도 여러 차례 벌였다. 오씨는 당시 북한과 가까운 이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북한에 기운 발언을 많이 하길래 ‘그렇게 좋아 보이면 북한에 가라’고 한 적도 있다. 부인 신씨는 간호사 일을 하며 고생도 참 많이 했다. 작은 키에 가녀린 여성이었다. 아주 성실한 분이었고 정치적인 신념을 내세우지 않았다.”



 류 장관은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정책 차원의 큰 틀로 해결해야 하는 통일부 장관의 입장이기에 오씨 가족과의 개인사를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혹시 사정(私情)이 개입됐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는 장관 취임 후 오씨와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젊은 층에선 통일비용을 의식해서인지 통일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는 의식조사가 있다.



 “지정학에선 ‘동진정책을 포기한 러시아의 지도자는 러시아인이 아니다’는 말이 있다. 한반도도 마찬가지다. 통일을 잠시라도 잊는 지도자가 있다면, 그는 진정한 한국의 지도자가 아니다. 대한민국을 반도라 하는데 사실은 ‘섬’이다. 이 땅을 벗어나려면 비행기로, 배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 대륙으로 가는 길이 막혀 있다. 부산은 서태평양에서 가장 훌륭한 항구이므로 하얼빈이든 어디든 대륙으로 갈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게 다 분단비용이다. 이게 얼마나 큰지 지도자들도, 국민도 잘 모르는 듯하다. 모두들 그에 익숙해져 가는 듯하다. 이게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만난 사람=남윤호 정치부장

정리=김수정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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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류우익
(柳佑益)
[現] 통일부 장관(제36대)
19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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