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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4S ‘시리’는 낙태반대론자?

중앙일보 2011.12.06 01:03 종합 18면 지면보기
애플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4S’에 장착된 음성인식 기능 ‘시리(Siri)’가 낙태 반대 논란에 휩싸였다. 시리는 애플이 아이폰4S 출시와 함께 새롭게 내놓은 음성인식 시스템으로, 실제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음성으로 명령하면 일정 체크부터 e-메일 송수신·예약 업무까지 척척 해내, 음성인식을 뛰어넘은 인공지능 기능을 자랑한다. 시리는 현재 영어와 불어·독어 서비스만 제공한다.


콘돔 파는 곳까지 알려주면서 임신중절 질문엔 “죄송합니다”

 정해진 답변을 앵무새처럼 반복하지 않는다는 점도 인기비결이다. “피곤하다”고 말하면 “지금 당장 아이폰을 내려놓고 눈을 붙이세요”라고 충고하고 “인생이란 뭘까?”란 물음에는 “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초콜릿인 것 같다”는 철학적인 답변도 내놓는다.



 논란은 최근 “시리는 낙태반대론자”라는 아이폰4S 사용자들의 글이 인터넷에 떠돌면서부터다. 미국 ABC방송은 4일 “시리가 유독 낙태 클리닉의 위치만 제공하지 않아 인권옹호단체까지 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아이폰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약국이나 식당, 심지어는 콘돔과 비아그라 판매 장소까지 알려주면서 임신중절 시술을 하는 병원은 찾아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임신중절 클리닉을 찾아줘”라는 질문에 “죄송합니다. 임신중절 클리닉을 찾지 못했습니다”라는 답변을 한다. 심지어는 임신중절에 반대하는 병원을 소개하기도 한다. 사후피임약인 ‘모닝애프터필’에 대한 질문에도 답변을 하지 않아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의 인권단체인 미국자유인권협회(ACLU)는 “시리가 비아그라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피임약과 임신중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전미 중절권 획득운동연맹(NARAL Pro-Choice America) 역시 이 문제를 지적하며 항의하고 있다.



 애플의 홍보담당 내털리 해리슨은 이에 대해 “의도적으로 생긴 일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시리가 반드시 모든 것을 찾아준다고 할 수는 없다”며 “시리를 시험 단계에서 완성 단계로 진행시키는 가운데 개선해야 할 부분 중 하나일 뿐이며 수주 내에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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