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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세탁 방지 ‘10년 땀방울’ …금융정보분석원, 우울한 생일

중앙일보 2011.12.06 00:41 경제 4면 지면보기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우울한 10주년’을 맞았다. 지난달 25일 김광수 FIU원장이 부산저축은행 대주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는 바람에 사상 처음으로 원장 없는 생일잔치를 했기 때문이다.


김광수 원장 유죄판결로 ‘침묵’
2002년 275건 의심거래 신고
올 27만5000건 1000배 늘어

FIU는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자금세탁방지의 날’ 기념식을 하는 걸로 10주년 행사를 대신했다. ‘진짜 생일’이었던 지난달 28일은 내부 행사도 없이 조용히 넘어갔다고 한다. FIU 관계자는 “김 원장의 무죄 판결을 많은 직원이 기대했는데 결과가 기대와 달라 착잡해한다”면서도 “다들 조용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FIU는 10년간 금융회사로부터 모두 83만여 건의 불법 의심거래를 신고받았다. 의심거래 신고는 2002년 275건에서 올 27만5000여 건(10월 말 현재)으로 1000배가량 폭증했다.



금융권별 신고 비중은 은행권이 90% 이상으로 절대적이지만 차츰 소형 금융사와 증권사의 신고가 늘어나는 추세다. FIU는 이 가운데 혐의가 분명한 4만3000여 건을 과세하거나 수사 당국에 이첩했다. 이첩 정보 셋 중 둘은 국세청(60.4%)과 관세청(6.4%) 등 세무당국에 전달됐다. 조세·관세 포탈, 허위 매출전표 작성, 재산 국외도피 등 세금 관련 혐의가 그만큼 많았다는 얘기다. 경찰청(19.1%)과 검찰(13%)에는 불법 도박 등 사행행위, 사기·횡령·배임, 시세조종 등 범죄 관련 정보가 주로 전해졌다. 2008년과 2009년 28명이 구속되고 피해자 3명이 자살한 4조원대 금융다단계 사기사건은 FIU의 정보가 수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례로 꼽힌다. FIU는 또 1000억원대 인터넷도박단 적발, 수백 명의 명의를 도용한 1200억원대 신종 환치기 사건 등 다양한 경제범죄를 적발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우리나라는 2001년 관련 법률을 제정한 이래 10년간 선진국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제도를 구축했다”며 “제도가 금융관행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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