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슬프다 … 기타로 듣는 집시의 격정

중앙일보 2011.12.06 00:40 종합 29면 지면보기
11일 단독 콘서트를 앞둔 기타리스트 박주원씨는 “한국 관객들이 전에 접하지 못했던 집시 음악을 들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네 살 때 엄마 손에 이끌려 처음 피아노 학원이란 곳에 다니게 됐다. 여학생 틈바구니에서 ‘피아노는 여자가 하는 악기구나’라고 느끼던 초등 3학년 때, 같은 반 반장이 기타로 ‘담다디’를 연주하는 것을 보고 매료돼 기타로 전향(?) 했다. 서울예대에 들어가선 록밴드 ‘시리우스’에 가입하고 록앨범도 냈다. 이소라·임재범·윤상·성시경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세션맨으로도 활동했다. 최근 두 번째 집시음반을 발표한 기타리스트 박주원(31) 얘기다.


두번째 음반 ‘슬픔의 피에스타’ 발표한 기타리스트 박주원

 1일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에서 그를 만났다. 언뜻 보기에 30대 초반의 평범한 청년이었지만, 음악 얘기만 나오면 반짝이는 눈빛의 ‘집시 기타리스트’로 돌변했다.



 -2집 ‘슬픔의 피에스타’가 2009년 나온 1집 ‘집시의 시간’과의 차이점은.



 “1집은 기타리스트 박주원의 존재를 강하게 보여주기 위해 집시음악의 종합선물세트처럼 꾸렸다. 2집은 박주원이 집시음악을 어떻게 박주원화(化) 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색을 더 강하게 갔다. 1집보다 리듬과 멜로디가 더 강렬하다.”



 그의 1집은 7000여 장이 팔릴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한국에 기타 연주 음반은 많지만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집시·스패니시 기타 음반은 드물다.



2집 또한 집시음악을 바탕으로 볼레로·삼바·왈츠 등 여러 빛깔의 음악을 들려준다. 타이틀곡 ‘슬픔의 피에스타’는 격정과 우수에 가득 찬 선율과 함께 숨쉴 틈 없이 몰아치는 속주가 인상적이다. 기타를 모르는 사람도 절로 빠져들게 된다.



 -집시음악이 정확히 뭔가.



 “정확한 정의는 없다. 화려하면서도 슬픈 이중성이 핵심이다. 기술적으로 매우 화려한데, 그 안에 격정적인 슬픔이 담겨 있다. 데뷔 전이던 2009년까지 한국에 알려진 집시음악이 드물어 제대로 소개해 보고 싶었다.”



 박씨는 손톱으로 어쿠스틱 기타를 친다. 피크를 이용하면 소리가 선명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손톱을 딱딱하게 하기위해 처음엔 네일샵에서 특별 관리를 받았고, 이제는 집에서 네일강화제를 발라 관리한다. 그의 오른손 손톱은 길게는 손 끝에서 0.7㎝에 달했다.



 2집 앨범엔 가수 최백호와 정엽이 피쳐링한 곡도 있다. 최백호가 다른 뮤지션의 음반에 피쳐링을 한 건 처음이다.



 “지난해 최백호 선생님이 진행하시는 라디오에 게스트로 나갔던 인연으로 피쳐링을 부탁 드렸는데, 흔쾌히 들어주셨죠.”



 정엽은 해군 홍보단 2년 선배 사이다.



 “해군 홍보단은 정해진 트로트 몇 곡을 외우지 못하면 휴가를 안 보내는 전통이 있어요. 덕분에 정엽이형은 앨범을 내도 될 정도의 트로트 실력을 갖췄죠. ‘나는 가수다’에서 ‘짝사랑’을 불렀을 때도 아예 트로트로 갔으면 1등 했을 걸요.”



 박씨는 11일 2집 앨범 출시를 기념해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1·2집 앨범 수록곡을 비롯해 잘 알려진 집시 기타곡과 팝, 재즈곡 등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들려줄 예정이다. 최백호도 출연한다. 02-3143-5480.



글=송지혜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