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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일, 女아나운서와 '은밀한 사랑' 하다가…

중앙일보 2011.12.06 00:15 종합 35면 지면보기
영화배우 신성일씨가 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자서전 『청춘은 맨발이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책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


영화배우 신성일씨가 아나운서로 활동했던 고(故) 김영애씨와의 이루지 못한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속속들이 털어놨다.

본지 연재 글 묶은 자서전『청춘은 맨발 … 』 낸 신성일
“생애 최고로 사랑했던 여인은 고 김영애씨”



 그는 본지에 7개월 간 연재한 회고록 ‘청춘은 맨발이다’를 묶어 동명의 자서전 『청춘은 맨발이다』를 5일 펴냈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김영애와 관련해) 아내 엄앵란도 모르는 얘기를 담았다”며 “신문에 연재하기에는 마누라에게 충격일 듯해 못다 했던 이야기를 책에 실었다”고 밝혔다. 그가 간직했던 단 한 장의 사진도 함께 실렸다.



신성일씨의 아내인 영화배우 엄앵란씨(왼쪽)와 신씨가 ‘최고로 사랑했던 여인’이라고 한 고(故) 김영애씨. [중앙포토]
 김영애씨는 대한민국 초창기 여성 파일럿으로 활동한 김경오씨의 여동생이다. 미국 남가주대(USC) 경영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1970년 당대의 톱스타이자 유부남이던 신성일씨와 운명적으로 만났다.



이후 한국과 미국 등을 오가며 그들의 만남은 이어졌다. 신문 연재분은 여기까지였다.



 하지만 그들의 은밀한 사랑은 비극으로 치달았다. 김씨가 그의 아이를 가졌다가 낙태를 한 것이다.



 “국제전화로 통화하면서 아이를 가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통신 상태가 좋지 않아 큰 소리로 말을 해야 알아들을 수 있던 시절이었어요. 친구 사무실에서 통화했는데 뭐라 말을 못 했죠. 아이를 떼라, 낳아라 고함을 질러야 하는 데 그 말을 못했어요. 나는 멍청한 상황에서 있다가…. 그쪽에서 ‘그럼 알아서 할게요’ 하고 끊었는데 그 뒤로 1년 동안 소식이 두절됐죠. 그리고 73년 베를린영화제에서 다시 만났어요.”



 그를 만나기 위해 베를린으로 날아온 김씨는 삭발한 머리에 수척한 모습으로 그의 앞에 나타났다. 아이를 잃은 가련한 여인의 모습 그대로였다. 서로 끌어안고 격한 울음을 토해낸 두 사람은 이별 여행을 떠나 프랑스의 시골 마을을 지나 모나코와 몬테카를로를 거쳐 지중해 요트 여행을 하며 마지막을 함께 보냈다. 그들은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작별을 끝으로 각자의 삶으로 다시 돌아왔다. 김씨와 낙태한 아이에 대한 죄책감으로 그는 아내인 엄앵란씨 몰래 정관수술을 받았다는 뒷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김씨를 “생애 최고로 사랑했던 여인”이라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유부남이라는 구속 때문에 절절했던 사랑은 가슴 깊이 묻어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이제와서 공개한 이유는 무엇일까.



 “자기 아내가 있으면서 어느 여인을 사랑했다는 것은 온당치 못하겠죠. 하지만 그 여인은 죽었습니다. 교통사고로…. 그러니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이죠. 눈뜨고 살아 있는 사람에 대해 얘기하면 남자로서 비겁한 거죠. 나는 비겁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85년에 고인이 됐으니 20년도 넘었습니다.”



 하지만 도덕적 비난에 대해서는 이렇게 답했다. “나는 마누라도 사랑했고 김영애도 사랑했다. 사랑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 지금도 애인이 있다. 마누라에 대한 사랑은 또 다른 이야기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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