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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 부실 사립대학 퇴로 열어주라

중앙일보 2011.12.06 00:12 종합 37면 지면보기
박승철
성균관대 교수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사립대학 분과위원장
대학 구조개혁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이다. 2024년에는 대학 입학정원이 59만여 명임에 반해 고교 졸업생은 40여만 명에 불과할 전망이다. 대학 진학률을 80%로 본다면 전체 대학의 45%가 도산할 수 있는 심각한 위기상황이다. 이것은 입학생이 3000명 정도인 대규모 대학을 매년 5개씩 폐교시켜야 하는 경우와 맞먹는다. 대학 구조개혁은 매우 어려운 문제로, 신속하게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우리나라 대학의 국제경쟁력은 아직 미약하다. 국가의 경제규모, 세계 속의 위상, 선진국으로의 진입 등 미래를 담보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 구조개혁은 대학 자체에 대한 구조조정과 대학 내의 구조조정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도 10년 후에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는 많은 사립대학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립대학에 빨리 퇴출 경로를 마련해 주는 것이 대학사회의 ‘IMF사태’를 막을 수 있는 길이다. 이제까지 사학에 투자된 많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인프라가 다른 방향에서 운영·활용될 수 있는 것이 국가사회를 위해 바람직하다.



사립대학들은 여건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국립대학은 매우 우수한 인프라를 갖고 있고 국가로부터 보장된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 국립대학의 경쟁력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국립대학 총장의 리더십이 발휘될 수 없는 제도적 한계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있다.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학 내의 구조개혁이 원활하지 못한 요인들 중 교수들의 학문 단위에 대한 기득권이 한 자리를 차지한다. 이러한 기득권 앞에 직선으로 선출된 총장의 리더십은 허무하게 무너지고 있다. 대학의 올바른 변화와 혁신을 위해 총장 직선 방식은 이제 폐기돼야 할 때가 됐다. 대학 구조개혁의 기회를 놓치면 대학사회를 공멸시키는 대재난이 올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대학 구조개혁을 뒷받침하는 법률들의 입법 심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대단히 안타깝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사립대학구조개선촉진법’과 ‘국립대학재정회계법’이 조속히 입법되어 대학 구조개혁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박승철 성균관대 교수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사립대학 분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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