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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글로벌 이념논쟁 단골 소재로 … 암 정복 코 앞에

중앙선데이 2011.12.03 23:52 247호 6면 지면보기
멕시코에서 고대 문명을 꽃피웠던 마야인들. 그들은 일찍이 자신들이 만든 천문역법으로 기원전 3114년 8월에 시작해 2012년 12월 21일 끝나는 달력을 만들었다. 2012년 동지를 기해 인간 역사에서 새로운 시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의미를 함축한 것이었다. 이 달력은 훗날 ‘2012 지구 종말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즐겨 인용하는 근거 중 하나가 됐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2012년 세계 전망

지구 종말이 오지는 않겠지만 2012년 세계는 적어도 종말이 임박한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종종 있을 것이라고 영국의 경제·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012년의 세계’(사진)를 통해 전망했다. 이 잡지는 이렇게 전망한 이유로 미국과 유럽 정치인들의 우유부단함 덕분에 서방 경제가 경솔하게 위험한 짓을 할 것이란 점을 들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단일 통화권의 채무 위기 속에서 너무 오랫동안 머뭇거리는 바람에 경기침체 양상을 재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치가 여전히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미국은 스스로 자초한 장기 경기침체를 견디며 일본의 성장률보다도 뒤처지는 결과를 맞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은 주요 현안과 전망.
 
● 본격적인 이념 전쟁 시작
서구의 금융위기로 인해 자유 자본주의의 가치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반면 비민주주의적인 중국의 지속된 성장은 1당체제적 효율성의 ‘장점’들을 광고해왔다. 서구에서는 적자 축소 등 어려운 결정에 직면해 강도 높은 ‘현실정치’가 실행될 것이다. 다가오는 선거들은 ‘성장으로 인한 이익의 공유’가 아니라 고통을 분담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성장보다는 복지가 이념 논쟁에서 단골 소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은 여전히 자유주의에 기초해 있으며, 신흥국의 경우 특히 그렇다. 상하이·뭄바이·상파울루 등 경제 규제를 제거한 정부들이 시민을 더 부유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군사주의와 외국인 혐오, 보호주의는 압력에 시달리는 정치인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 사항이 될 것이다.

● 미국 차기 대통령은 롬니?
경제가 얼마나 나빠지는가가 버락 오바마(Barack Obama)의 재선 여부를 결정한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백악관은 2012년 실업률이 평균 9%선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940년 이래로 대선이 치러지는 해의 실업률로는 최고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대선을 국민의 심판으로 생각한다면 오바마 대통령은 연임에 실패할 것이 분명하다. 공화당이 경제 상황에 대한 미국인의 실망을 이용하지 못할 정도로 허술한 후보를 임명하지 않는 한 말이다. 공화당 후보 중에서는 경제력과 조직력 측면에서 유리한 미트 롬니(Mitt Romney)가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외에 중국·러시아·프랑스 등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 중 4개국이 새로 지도자를 선출한다. 프랑스에서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는 이미 러시아 대통령직을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물려준’ 상태다. 중국에서는 후진타오(胡錦濤·호금도)와 원자바오(溫家寶·온가보)가 내년 10월 제18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거쳐 2013년 초 국가주석직과 총리직을 시진핑(習近平·습근평)과 리커창(李克强·이극강)에게 넘겨줄 예정이다.
 
● 공유가 힘이다
소셜 미디어에 대한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의 ‘공유의 법칙’은 컴퓨터 성능에 대한 무어(Gordon Moore)의 법칙과 비슷한 영향력을 갖는다. 수년 전 페이스북의 창업자가 만든 이 신조어는 디지털 세상에서 공유되는 정보 양이 매년 두 배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 법칙은 2012년에 더욱 확연히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사람들은 삶의 더 많은 부분을 온라인으로 공유하게 될 전망이며 이로 인해 개인적·상업적·공적 영역 모두에서 관계의 형태가 변화될 것이다. 온라인에서 공유되는 정보는 보는 사람으로부터 격렬한 감정, 즉 연민·분노·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들이 관심을 가지므로 나는 공유한다”라는 문장은 순식간에 뒤집히며 “그들이 공유하므로 나는 관심을 가진다”가 된다.

● 거세지는 아랍의 ‘봄바람’
튀니지·이집트·리비아. 이들 외 다른 아랍 국가들도 격변을 경험할 것이다. 1999년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Abdelaziz Bouteflika) 대통령 집권 이후 반대 의견이 철저히 묵살된 알제리 역시 변화를 바라는 성난 요구를 더 이상 버텨낼 수 없을 듯하다. 모로코와 요르단도 마찬가지다. 현재 양국 군주는 분별력 있는 사람들이다. 분명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양국 국왕 모두 국민의 정치 참여 범위를 넓혀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나 카타르 같이 영토는 작지만 막대한 부를 소유한 걸프만 연안 왕국 지배자들은 지원금 등을 통해 국민을 어느 정도 만족시킬 수 있다. 그래도 민주화의 바람을 피할 수는 없다. 교육 받은 젊은 세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왕위 계승을 둘러싼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압둘라(Abdullah) 국왕은 80대 중반이다. 35명의 왕자로 구성된 ‘충성위원회(allegiance council)’가 권력을 젊은 세대에 이양하는 결정을 신속히 내리지 않는다면, 고등교육을 거쳤으며 그 수가 증가하고 있는 중산층이 정권에 반발할 수 있다.

● ‘유럽합중국’은 불가능
유럽의 긴축과 구제 계획은 현재 진행 중이다. 그리스에서 촉발된 유로존의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주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고 새로운 기관을 설립해 범용통화정책을 보완하는 정책과 EMF라는 유럽형 IMF(국제통화기금)를 설립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국가가 각 정부의 부채를 공동으로 책임지고 유로존 국가들이 각자의 재정정책을 다른 국가에 승인받는다는 ‘유럽합중국’의 청사진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우선 새로운 권한을 누가 통제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게다가 많은 정부는 유로존의 다른 국가들이 자국의 공적 지출에 대해 발언권을 가지는 것을 불편해 한다.

● 암을 정복하는 해
행운이 따라준다면 암이 정복될 것이다. 치료법을 발견한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단지 치료법에 훨씬 가까워지는 방법이 체계적으로 밝혀진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경제적이면서 신속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기술이 개발됨으로써 암 지놈 해독 작업이 산업적 수준에서 진행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케임브리지에서 미국 매사추세츠의 케임브리지를 거쳐 중국의 선전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 위치한 유전자 염기서열 그룹인 국제 암 지놈 컨소시엄(International Cancer Genome Consortium, ICGC)이 그 작업에 착수했다. ICGC는 50종에 이르는 종양에서 각각 수백 개의 샘플을 채취해 서로 비교하고, 또 이 샘플을 환자의 다른 기관에서 추출한 정상 조직과 비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암 연구자들은 대부분의 종양이 가지고 있는 복잡한 DNA의 건초 더미에서 암 유발 인자라는 바늘을 찾아내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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