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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사적 영역으로 볼 수 없어 … 정치적 중립은 법관 의무”

중앙선데이 2011.12.03 20:48 247호 3면 지면보기
최근 일부 판사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입장 표명에 대해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이하 시변, 공동대표 이헌·정주교)이 이들의 행태를 비난하고 나섰다.
시변은 지난달 30일 논평을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표현과 내용이 사회적 문제가 된다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 행위자가 법관이고 정치적 문제에 개입한 것이라면 그 책임이 가중된다”고 밝혔다. 시변은 “이번 사안의 발단이 된 법관과 대법원 윤리위의 권고에 반발하는 법관들은 법조계 안팎의 우려와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자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날 선 비판


논평을 낸 시변의 이헌(50·사진) 공동대표는 “시변이 강조한 것은 두 가지”라고 말했다.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가 ‘사적’ 영역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 첫째다. 또 법관 윤리강령이나 법관징계법 외에 헌법의 취지를 봐도 법관의 정치적 중립의무는 명백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SNS보다 훨씬 폐쇄적인 블로그의 대화방 등 일반인들의 진입이 차단된 곳에서 행한 논의에 대해서도 ‘공개성’이 있다는 게 최근 판결의 흐름”이라며 “페이스북이라는 사적 영역에 의견을 낸 것은 상관없다는 말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치적 권력인 입법·행정부로부터 사법부가 분리·독립된 중립적 권력이어야 하는 점은 헌법에 비춰봐도 명백하다”며 “해외에서도 판사들의 정치적 행위에 대해서는 적절한 제한이 가해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공무원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에 대해 “이 문제는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과거 헌정사에서 관권선거의 경험이 있는 우리는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 온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판사와 일반직 공무원 간의 차이도 강조했다. 그는 “일반 행정직 공무원들이 정치적 의견을 개진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판사는 다르다”며 “사소한 이슈까지도 정치적으로 해석되며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많은 우리 사회에서는 이를 조정하는 판사들의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야구 심판이 어떤 투수를 아주 미워한다고 합시다. 사석에서 한 얘기라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상황이라면 이 심판을 경기장에서 마주하는 투수는 이 심판을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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