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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야니는 캐디도 챔피언급 … ‘못 치면 내 탓, 잘 치면 캐디 덕’ 해야

중앙선데이 2011.12.03 20:36 247호 19면 지면보기
캐디는 라운드에서 플레이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골프규칙 8조). 캐디는 선수와 동고동락하며 성공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신지애(미래에셋)는 “유능한 캐디는 치밀한 전략을 짤 뿐만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에 선수의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멘털 코치 역할까지 수행한다”고 캐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아영의 골프 룰&매너 <15> 캐디의 역할과 파트너십

캐디가 우승에 결정적으로 도움을 준 경우도 있다. 청야니(대만)의 캐디 제이슨 해밀턴이다. 지난 10월 열린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청야니는 마지막 날 13번홀에서 14번홀 페어웨이로 티샷을 하는 ‘깜짝 플레이’로 승기를 잡았다. 이는 코스 답사를 철저히 한 캐디의 조언 덕택이었다. 청야니와 캐디 해밀턴은 대회 중에도 가끔 내기를 한다. 그날의 타수를 정해 놓고 그보다 적게 치면 캐디가 청야니에게 100달러를 주고, 많이 치면 청야니가 캐디에게 100달러를 주는 것이다. 경기라는 긴장감에서 벗어나 내기라는 재미있는 상황을 즐기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골프 선수와 캐디의 관계는 최근 결별한 최경주와 앤디 프로저(스코틀랜드), 타이거 우즈와 그의 전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의 모습에서 극명하게 대조된다. 최경주와 프로저는 2003년 이후 8년간 한솥밥을 먹으며 올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까지 통산 6승을 합작했다. 최경주는 어깨를 다쳐 백을 메기 힘든 프로저를 위해 대회조직위원회에 카트를 이용하게 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체력 부담을 더 이상 이기지 못한 프로저가 최근 캐디 일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두 사람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반면 우즈와 윌리엄스는 12년 동안 메이저대회 13승을 기록했지만 결별 후 씁쓸한 소식들이 전해진다. 윌리엄스는 우즈와 헤어진 뒤 애덤 스콧의 백을 메고 있는데, 최근 우즈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캐디는 볼 닦아주기, 백 운반하기, 라인 봐주기 등 경기에 필요한 기본업무를 포함해 샷과 코스 매니지먼트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심리적인 측면에서 선수에게 자신감을 주거나 긍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골프 선수들은 투어를 함께할 캐디를 선택할 때 기술적인 도움보다 심리적인 도움을 주는 캐디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골퍼들의 라운드에서 캐디가 스코어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골프장 정보를 숙지하고 있는 캐디의 도움을 받으면 스코어를 5타 이상 줄일 수 있다.
자신의 실수를 캐디 탓으로 돌리는 골퍼가 의외로 많다. 캐디가 거리나 퍼팅 라인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더라도 미스샷은 골퍼의 책임이지 캐디의 책임이 아니다. 유능한 골퍼는 캐디가 유능한지 아닌지를 빨리 판단한다. 유능한 캐디라면 그에게 의존할 수 있지만 미숙한 캐디라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중요한 게임에서는 캐디를 내 편으로 만드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골프장 측의 경기시간 압박에 몰려 플레이어들을 ‘몰고 다닌다’는 지적을 받는 캐디가 있다. 티업 간격이 보통 7~8분인데 그 시간에 맞출 수 있는 플레이어의 실력은 싱글 핸디캡 정도다. 골프장 측에서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이지만 유능한 캐디라면 때에 따라 한번 더 치게 해 주면서 늦지 않게 진행하는 ‘기브 앤 테이크’ 전략을 쓸 필요가 있다.

전문캐디 시대의 도래와 함께 사라져야 할 악습이 불필요한 사담이다. 골퍼가 캐디에게, 캐디가 골퍼에게 하는 것 모두 문제가 된다. 특히 골퍼들의 야한 농담은 없어져야 할 폐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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