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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프로도 감탄한 안철수 ‘타이밍 감각’

중앙일보 2011.12.03 01:43 종합 6면 지면보기
정치는 ‘타이밍’이란 게 정치권의 속설이다. 그런 점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탁월한 ‘정치감각’을 지녔다는 게 국회 주변의 평이다.


정치무대 석 달 행보 보니

 안 원장이 정치무대에 등장한 건 지난 9월 2일. 서울에서 열린 청춘콘서트 때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다. 이후 석 달간 그의 발언이나 행동은 매번 절묘한 시점에 나타났다. 그러면서 정치적 효과도 극대화됐다. 안 원장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제3신당 불참, 강남 불출마’를 선언하고 기부한 돈을 어떻게 쓸지 밝힌 1일은 JTBC 등 종합편성채널(종편) 개국일이었다. ‘안철수연구소 주식의 절반 기부’라는 카드를 꺼내든 지 보름 정도 ‘숙성기간’을 거친 시점이기도 했다. 자연히 기자간담회장에는 100명이 넘는 기자가 몰렸다. 기존 언론 외에 종편 뉴스에서도 그의 발언은 비중 있게 다뤄졌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전 당시 안 원장이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는 편지를 들고 대중 앞에 나타났을 때도 상황이 비슷했다. 안 원장은 9월 6일 박 후보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뒤 한 달 보름 정도 언론과 접촉을 끊었다. 그러다 불과 선거를 이틀 남겨놓고 전격적으로 등장했다. 선거 막판에 허를 찔린 한나라당에선 “비명도 못 지르고 당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지난 석 달간 그는 ▶‘잠수(潛水)’를 하다가 ▶언론과 대중의 궁금증이 극대화될 때 나타나 주목도를 높이면서 ▶절제되고 제한된 메시지를 던져 효과를 극대화한 뒤 ▶궁금증을 남겨 놓는 패턴을 반복했다.



 ‘반전(反轉)’과 ‘전격성’도 특징 중 하나다. 그가 박 후보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한 건 여론조사에서 1위로 부상한 지 불과 사흘 만이었다. 당시만 해도 압도적 지지율 1위인 그가 후보 자리를 양보하리란 건 누구도 예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안 원장은 대중이 목말라하는 시점에 그들이 원하는 얘기를 꺼내 들어 매번 효과가 큰 것 같다”고 평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그의 행보는 우연이라기보다는 치밀한 기획의 결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진 기자



안철수 원장의 최근 행보

▶ 9월 2일 서울에서 열린 청춘 콘서트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시사



▶ 9월 6일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만나 단일화에 합의한 뒤 불출마 기자회견



▶ 10월 24일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지지하는 내용의 편지 전달(선거 이틀 전)



▶ 11월 14일 안철수연구소 주식 절반 기부 의사 표명



▶ 12월 1일 ‘제3신당 창당, 강남 출마설 부인’ 기자회견(종편 개국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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