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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세계의 권력 모이는 미국 그 권력 좇는 아이비리그 학생들

중앙일보 2011.12.03 00:55 종합 22면 지면보기
아이비리그의 빛과 그늘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424쪽, 1만7000원




세계 대학의 경쟁력 순위를 보면 상위권은 대개 미국 차지다. G2로 불리는 중국에서의 조사도 그렇다. 2011년 8월 중국 상하이교통대 발표를 보면 미국 대학 17곳이 ‘톱20’에 들어 있다.



미국 경쟁력의 근원은 대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중에서도 핵심이 아이비리그다. 국내 지식인 엘리트의 위선을 줄곧 비판해온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이번엔 아이리비그의 내막을 들여다봤다.



 저자는 아이비리그를 중심으로 미국 대학의 역사와 명암을 두루 재조명했다. 문헌과 언론보도를 골고루 섞어 인용·분석하는 ‘강준만식 글쓰기’가 이 책에서도 잘 드러난다.



 아이비리그는 하버드·예일·펜실베이니아·프린스턴·컬럼비아·브라운·다트머스·코넬대 등 미 동북부에 있는 여덟 개의 명문 사립대를 가리킨다. 조지아대에서 석사를, 위스콘신대에서 박사를 받은 저자는 올해 초부터 컬럼비아대에서 교환교수를 지내며 이 책을 구상했다. 아이비리그에 대한 동경이 심한 한국의 현실을 되돌아보기 위한 작업이라고 했다.



 아이비리그를 보면 미국이 보인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이비리그에 대한 미국인들의 선망과 숭배는 대단하다. 작은 지역으로 갈수록 더한데, 자식을 아이비리그 대학에 보내면 축하 파티를 여는 것은 물론이고 자동차에 그 대학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는 것도 모자라, 집에 그 대학 깃발을 내걸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름만으로 ‘최고’를 상징하는 아이비리그. 스카이(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의 영문 이니셜)를 갈망하는 한국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등록금 고민하는 대학생, 우리의 입시과외학원을 닮은 사설 컨설팅업체, 자녀 교육에 올인하며 헬리콥터처럼 아이를 곁을 맴돈다고 해서 붙인 ‘헬리콥터 부모’ 등도 우리 현실과 유사하다. 한국과 다른 게 있다면 미국의 평범한 서민층은 자식을 아이비리그에 보내려고 그리 심하게 애쓰지 않는데 비해 한국의 서민층은 ‘처절한 교육 투쟁’을 벌이는 것이라고 했다.



 저자는 일방적으로 미국 대학을 비판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몰리는 배경에 주목한다. 영어는 물론 그 이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데 세계의 문제를 직접 다뤄본 당사자에게서 경험을 직접 전수받는 것이야말로 미국 대학의 강점이다. 국제사회의 뉴스 메이커들에게서 직접 얘기를 듣는 이점도 있다. 당장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살아있는 지식을 가르치는 것도 장점으로 꼽으면서, 저자는 이 같은 아이비리그의 매력을 ‘권력 감정’과 연관 지었다.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며 각종 권력에 참여하고 있다는 의식이 세계의 사람들을 끌어들이며 아이비리그는 세계 인력의 양성소로 자리매김된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공정성이다. 엘리트 권력 구조와 직결되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신입생 충원 관련 시비가 왕왕 벌어진다. 입학사정관 제도의 주관적 요소가 문제가 되는 것인데, 아이비리그에서 실시하면 무조건 다 좋다는 식으로 우리 대학들이 흉내내기 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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