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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쉬운 게 좋다

중앙일보 2011.12.03 00:00 종합 33면 지면보기
김창동
서울 양정고 교장
1994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되면서 매년 난이도에 대한 논쟁이 거듭돼 왔다. 물수능, 불수능이라는 말까지 등장하였다. 물수능이면 수능의 영향력이 낮아지면서 논술 등으로 사교육비 지출이 심해지고, 불수능이면 수능 준비에 역시 많은 사교육비를 들여야 한다고 한다.



 정부는 사교육이 저출산과 사회계층 간 갈등을 유발해 국가발전에 지장을 준다고 판단해 사교육비 경감을 주요 국정 과제의 하나로 삼고 있다. 그러면서 EBS 교재 연계 출제와 1% 수준의 만점자 정책을 제시하였다. 수능의 EBS 교재 70% 연계 출제는 구체적인 학습 내용과 범위를 제시하므로 학생들의 수능 준비를 쉽게 해주었다. 특히 중하위권 학생들과 도시 소외계층, 농·산·어촌 학생들에게 인터넷이나 방송만으로 공부해도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고 교육 여건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도 해소할 수 있었다. 또 1% 만점자 정책으로 쉬운 수능이 예고되면서 사교육 수요도 줄고 있다. 사교육 기관의 수능 준비반이 줄고, 입시학원들이 매물로 나오고, 모 사교육 기관의 주식 시세가 하락했다는 보도가 그 증거다.



 청소년들의 장래를 위해선 수능 준비를 위한 과도한 문제풀이식 학습보다는 다양한 창의 체험 활동이 바람직하다. 대입 전형도 입학사정관제 전형, 수시 전형 등 수능을 최소 자격 기준으로 사용하는 전형 방식이 확대되고 있으므로 수능 시험은 쉽게 출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수능이 만점자 1%를 적중하지 못하였다는 비난이 일고 있으나 이는 이 수치의 제시가 의미하는 바를 먼저 살펴본 후에 이루어져야 할 일이다.



김창동 서울 양정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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