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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줄기세포 연구, 환자가 우선이다

중앙일보 2011.12.03 00:00 종합 33면 지면보기
오일환
가톨릭대 의대 교수
줄기세포심사평가연구사업단 단장
줄기세포 치료제의 허가 과정을 쉽게 하기 위한 각종 입법안들이 국회에 제출되고 있다. 길고 복잡한 임상시험 과정을 단축해 초기 시험 결과만으로 치료제 시판 허가를 내주자는 내용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대통령도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줄기세포 연구를 활성화하고 각종 허가 절차를 손쉽게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한국바이오협회 주관으로 열렸던 허가 절차 간소화에 관한 포럼에선 이에 대한 우려가 주를 이뤘다.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의 줄기세포 허가 절차가 글로벌 기준에 맞아야만 이를 통과한 자사 제품이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으며, 허가 과정을 느슨하게 해놓으면 신뢰도가 떨어져 국제 경쟁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기업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만일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치료제로 인해 안전성에 문제가 있거나 치료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으면 이를 시판한 업체는 물론 그 약제를 공식 허가한 국가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줄기세포 치료제가 안전한지, 돈을 지급할 만한 치료 효과가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권과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고유기능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은 차분하고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세계 각국의 세포치료제 허가 동향에 관한 강연을 위해 방한했던 유럽과 미국의 당국자들도 “어떠한 산업적 이익보다 환자가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한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줄기세포 연구를 활성화하는 가운데서도 우리가 정작 잃어서는 안 되는 더 큰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오일환 가톨릭대 의대 교수 줄기세포심사평가연구사업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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