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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 팬들이 놀랐다 … 아이유의 변신

중앙일보 2011.11.29 07:00 종합 24면 지면보기
아이유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20대가 되면 음악적으로 더 성숙하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무엇보다 운전면허를 먼저 따고 싶다”고 했다.


“혹시 안 좋은 일 있었어요?” 인터뷰를 시작하며 이렇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낯빛에 그늘이 짙었기 때문이다. ‘국민 여동생’ ‘국민 조카’로 불리는 가수 아이유(본명 이지은·18). TV에서 보던 발랄함은 찾기 힘들었다. 대신 어딘가 심각하고 진지한 아이유가 앞에 있었다. 29일 정규 2집 ‘라스트 판타지(Last Fantasy)’ 발매를 앞둔 초조함 때문일까.

2집 앨범 ‘라스트 판타지’



 “제 본래 모습이 이래요. 좀 진지한 편이에요. TV에선 더 밝은 모습을 보이고자 애쓰는 거죠. 원래 말이 많거나 장난기 많은 사람이 아니에요. 약간 낯을 가리기도 하고요.”



 정말이지 아이유는 진중했다. 문답은 대게 짤막했다. 하지만 음악 얘기는 달랐다. 2집 얘기를 꺼내 들자 짐짓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열여섯에 데뷔하면서 코린 베일리 래(영국 여자 싱어 송라이터) 음악을 접하게 됐어요. 기타 한 대와 목소리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코린 베일리 래
 아이유 음악에선 코린을 빼놓을 순 없다. 올 초 코린이 내한 공연을 했을 때 직접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코린은 그 보답으로 이번 2집 앨범에 곡을 선물했다.



 “코린이 저에게 곡을 주다니! ‘4AM’이란 제목에 맞춰 제가 직접 가사를 썼죠.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코린이 의도한 감성을 찾으려고 애썼어요.”



 이번 앨범엔 쟁쟁한 뮤지션이 작곡으로 참여했다. 정석원·윤상·김형석·이적·윤종신·정재형·김현철·김광진 등이다. 13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마치 2011년 현재 한국 대중음악의 지형도를 펼쳐놓은 듯하다. 타이틀곡은 ‘좋은 날’을 작곡한 이인수가 쓴 ‘너랑 나’다. ‘좋은 날’의 상큼함을 잇는 노래다. 아이유가 직접 작곡한 ‘길 잃은 강아지’란 곡도 포함됐다. 작사는 6곡에 참여했다. 싱어 송라이터로서 본격적인 출발을 알린 셈이다.



 이번 앨범에선 어떤 근원적인 외로움이 묻어난다. 이를테면 5번 트랙 ‘벽지 무늬’의 노랫말처럼. ‘신발장에서 제일 예쁜 걸 고르다가 오늘도 같은 걸/예쁠 이유가 설렐 이유가 모자라서….”



 “정말 감성적인 표현이죠? 저도 늘 똑같은 신발을 신는 편이에요. 설렐 이유가 딱히 없으니까…. 외로움이란 묘한 감정 같아요. 저도 종종 외로운데 그럴 때마다 좋은 노랫말이나 선율이 떠오르거든요.”



 아이유는 10대 막바지를 통과하는 중이다. 고3인 그는 진즉 수능 시험을 포기하고 음악에 전념하겠다고 공표했다. 10대 때부터 스타 반열에 오른 그에게 20대는 어떤 시간으로 다가올까.



 "20대엔 제가 쓴 곡으로만 가득 채운 앨범을 내고 싶어요. 예능이나 연기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도 쌓고 싶어요. 지금은 음악이 제일 재미있지만요. 하하.”



 아이유는 대학을 포기한 대신 인문학적 교양을 다른 식으로 빨아들이는 중이다. 알랭 드 보통·요시모토 바나나·공지영 등의 책을 끼고 사는 편이다. 그는 “다양한 분야에서 작사·작곡의 영감을 얻고 싶다”고 했다. 스무 살에 임박한 아이유는, 시나브로 주목해야 할 싱어 송라이터로 성장하는 중이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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