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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실망했다고 그만둔 여검사

중앙일보 2011.11.29 01:35 종합 18면 지면보기
현직 검사가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고 있지 않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린 뒤 사직서를 냈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대구지검 백혜련(44·여·사법연수원 29기·사진) 검사는 지난 21일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이제는 떠나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백 검사는 이 글에서 “최근 몇 년간 검찰의 모습은 국민이 볼 때 정의롭게 보여지지도,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지키고 있다고 보여지지도 않았다”며 “검찰이 신뢰를 얻지 못하고 비판의 대상이 된 가장 큰 원인은 국민적 관심사가 집중되는 큰 사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고도로 요구되는 사건들을 검찰이 엄정하게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며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형사부에서 수만 건의 고소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해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는 단 하나의 사건을 공정하게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검찰이 쌓아 올린 신뢰는 바로 무너져 내린다”며 “어찌하다 검찰이 여당 국회의원에게조차 ‘정치를 모르는 정치검찰’이란 말을 듣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내부통신망에 비판 글
“정치적 중립 안 지켜 신뢰 잃어 어쩌다 여당 의원에게조차 정치검찰 소리 듣게 됐나”

 백 검사는 “검찰의 진정성을 몰라주는 국민과 언론만 탓하기보다는, 너무 엄격한 증명으로 무죄를 써댄다고 법원을 비판하기보다는,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는지, 검찰의 기준과 상황판단이 시대 흐름에 뒤처져 정당성을 상실하게 된 점은 없었는지, 사건처리의 공정성 문제는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라며 자성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퇴직하는 검사가 개인적 의견을 표명한 것일 뿐”이라며 “검찰이 공식적으로 의견을 표명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백 검사는 2000년 검사로 임관한 뒤 서울중앙지검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대구지검에서 근무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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