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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서장 왜 때렸나 질문에 폭행범 “서장이 거길 왜 오나”

중앙일보 2011.11.29 01:24 종합 20면 지면보기
박건찬 종로경찰서장(붉은색 동그라미)이 26일 밤 ‘한·미 FTA 반대 집회’ 해산을 권유하기 위해 야5당 대표 쪽으로 다가가자 한 집회 참가자가 박 서장의 모자를 향해 손을 뻗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동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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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폭행혐의 구속영장
유시민 대표 딸 불구속 입건

경찰은 지난 26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반대하는 불법시위 현장에서 박건찬(44·총경) 서울 종로경찰서장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 방해)로 김모(5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8일 밝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모자를 뺏은 것은 내가 맞지만 폭행은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박 서장을 폭행한 동기에 대해 “서장이 왜 거기에 들어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또 “국회에서 FTA 비준안이 통과된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친일파 청산을 주장하는 ‘민족문제연구소’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앞서 박 서장은 26일 오후 9시30분쯤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모여 있는 시위대열 중 앞쪽에 있던 야 5당 대표에게 불법시위 해산을 요청하기 위해 나아가다가 시위대에 둘러싸여 폭행당했다. 경찰은 당시 상황을 찍은 동영상을 분석해 김씨를 27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당시 시위 과정에서 연행됐던 16명 중 경찰을 폭행한 사실이 확인된 또 다른 김모(42)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현재 집회·시위법 위반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이고 폭력을 행사한 정도가 심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나머지는 단순 참가자로 보고 귀가 조치했다. 이 중에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딸인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장 수진(21)씨도 포함됐다.



 ◆SNS에선 ‘경찰 자작극’ 음모론=경찰은 26일 집회가 끝난 뒤 박 서장이 폭행당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지만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강력계 형사가 서장을 폭행한, 경찰의 자작극”이라는 주장이 퍼지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언론에 배포한 사진에 박 서장의 머리를 손으로 막고 있는 경찰이 가해자인 것처럼 일부 언론에 표현된 점이 빌미가 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박 서장 폭행 장면을 찍은 사진에 자신이 나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또 “언론에 배포한 사진 말고도 당시 폭행 장면을 찍은 사진과 동영상이 있다”며 “실제로 있었던 폭행사건을 두고 자작극이란 음모론을 퍼뜨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시 상황을 찍은 동영상을 분석해 폭행 가담자의 신원을 확인한 뒤 추가 검거할 계획이다.



 한편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공동대표 이강실 진보연대 대표·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등)는 28일 오후에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FTA 비준에 반대하는 시위를 열었다.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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