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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경영권 보장” vs 유진그룹 “최대주주 권리”

중앙일보 2011.11.29 00:52 경제 8면 지면보기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하이마트가 30일 하이마트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연다. 이 자리는 하이마트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분쟁은 최대 주주의 경영 참여를 2대 주주가 저지하는, 보기 드문 사례다.


내일 임시주총·이사회 … 분수령

 주주총회에서는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하이마트 이사 재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이어 열리는 이사회에는 ‘대표이사 개임(改任)’안이 상정돼 있다. 단독 혹은 공동이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갈지 결정된다. 현재 유 회장의 지분은 31%. 유 회장이 6.9%의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지분율은 38%에 이르게 된다. 우리사주 등 우호지분을 포함한 선 회장의 지분은 28%다. 지분상으로는 최대주주인 유 회장 쪽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럼에도 30일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단정짓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양측 입장이 팽배한 데다 양자 간 극적 타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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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마트의 전신은 옛 대우전자의 판매유통조직인 한국신용유통이다. 외환위기 당시 대우전자에서 강제 분리되면서 전 직원이 거리에 나앉을 위기였다.



이때 선종구 당시 대우전자 판매본부장은 회사 직원들을 이끌고 하이마트를 출범시켰다. 이후 하이마트는 공격적인 경영으로 국내 최대 가전유통업체로 성장했다. 이 때문에 하이마트 임직원들은 선 회장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유진그룹이 선 회장을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려고 하자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전국 지점장 304명이 규탄대회를 열었던 것도 이런 충성심이 배경이다. 25일엔 임직원 358명이 비대위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비대위는 선 회장이 회사를 떠날 경우 모든 직원들이 사직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유진그룹 관계자는 “유진이 최대주주로서 경영을 하지 못한다면 2조원을 들여 하이마트를 인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 회장에 대한 7년 임기 보장 약속에 대해서도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대주주의 경영권 참여를 2대 주주인 전문 경영인이 반대하고 나선 것은 주주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원리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연구원 김현종 연구원은 “최대 주주의 경영권 행사는 당연한 권리다. 단, 유진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할 때 제시한 조건들이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나머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의 입장은 대부분 중립이다. 8.9%의 지분을 갖고 있어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 사모펀드 H&Q와 IMM컨소시엄은 유 회장과 선 회장을 모두 접촉하며 30일 주총에서 표 대결로 가지 말자고 설득하는 중이다.



H&Q 관계자는 “표 대결로 가게 될 경우 기업가치에 훼손이 클 것”이라며 “표 대결까지 가는 상황은 가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측이 한발씩 양보해 극단적인 파국을 피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혜민·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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