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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89년생 ‘뱀 파워’

중앙일보 2011.11.29 00:16 종합 26면 지면보기
기성용(셀틱)·구자철(볼프스부르크)·홍정호(제주)·김보경(세레소 오사카)·서정진(전북)·조영철(알비렉스 니가타)·이범영(부상)·이승렬(서울).


2002년 키드
기성용·구자철·홍정호·김보경 … 박지성·이영표 보며 국가대표 결심

 이름만 들어도 흐뭇하다. 1989년생 ‘뱀띠’ 동갑내기인 이들이 한국 축구의 미래다. 가위 한국 축구의 ‘황금세대(Golden Generation)’다. 현재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주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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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세대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보고 자랐다. 홍정호는 “월드컵을 앞두고 서귀포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을 봤다. 당시 제주 중앙중 1학년이었다. 마이클 오언·폴 스콜스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당당히 맞선 대표팀을 보고 꼭 국가대표가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당시 한국은 우승후보 잉글랜드와 1-1로 비겼다.



 89년생 선수들은 무럭무럭 자라 각급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해외 조기 유학(기성용·조영철)과 한·일 월드컵 이후 강화된 대한축구협회의 유소년 교육의 결실이다. 특히 조영철은 19세 이하(U-19) 대표로 뛴 2007년 11월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괌과의 경기에서 혼자 10골을 넣었다. 한국은 사상 최다골차 승리(28-0)를 거뒀다.



 조영철·김보경·홍정호·구자철·서정진 등이 주축이 된 U-19 대표팀은 2008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 3위에 입상했다. 이들은 1년 뒤 이집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청소년월드컵에서 8강에 올랐다.



 이들은 황금세대답게 대표팀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기성용과 김보경·이승렬은 지난해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했다. 구자철은 지난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득점왕(5골)이 됐다. 홍정호·서정진·조영철 등은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을 오가고 있다.



 뱀띠 스타들은 ‘글로벌 마인드’가 확실하고 진취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성향을 보인다. 두려움 없이 세계를 향해 나간다. 지난 1월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구자철은 “(나는)아직 어리다. 해외에서 실패해도 얻을 게 더 많은 나이다”라고 했다.



 황금세대는 스코틀랜드(기성용)·독일(구자철)·일본(김보경·조영철) 등에 흩어져 있다. 이들이 모인 대표팀에는 파워·조직력(독일)과 거친 수비와 빠른 역습(스코틀랜드), 섬세한 팀플레이(일본)가 자연스럽게 뒤섞인다.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자기 관리에 철저한 프로의식도 황금세대의 특징이다.



 축구는 11명이 하는 스포츠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같은 수퍼스타도 중요하지만 조직력이 더욱 강조된다. 홍정호는 “89년생 친구들과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뛰어서 그런지 소속팀이 달라도 대표팀에서 호흡이 잘 맞는다”고 했다.



 89년생 황금세대가 개인기량은 물론 조직력에서도 전성기를 맞이할 2018년 러시아월드컵이 기대되는 이유다. 운이 따른다면 4년 앞선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전 세계가 한국 축구의 황금세대를 주목할 수도 있다.



김종력 기자  



◆황금세대(Golden Generation)=포르투갈 U-20 대표팀의 루이스 피구·루이 코스타·주앙 핀투·파울레타 등은 1989, 91년 U-20 청소년 월드컵에서 연속 우승했다. ‘황금세대’로 불린 이들은 유로 96(96년 유럽축구선수권) 8강, 유로2000 4강, 유로 2004 준우승 등 10년 이상 포르투갈을 축구 강국으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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